[기획] 노후 건기와 미세먼지, 배출가스 기준 불분명해

건설기계신문 | 기사입력 2019/03/08 [10:22]

[기획] 노후 건기와 미세먼지, 배출가스 기준 불분명해

건설기계신문 | 입력 : 2019/03/08 [10:22]

덤프·믹서·펌프카 올부터 폐차지원

승용·화물차 우선대상 보다 후순위

선착순 폐차 및 신차구매 일부지원

 

덤프·믹서·펌프카가 올해부터 조기폐차 보조금을 지원 받는다. 5등급 경유차 등 우선지원대상보다 후순위지만 건기 조기폐차가 본격화 된 것. 건기제조사들도 건기대차 지원 특판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건기의 미세먼지 감축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건기 배출가스 관련 검사기준이 불분명한데다 굴삭기·지게차 등은 검사대상 조차 아니다. ‘미세먼지 주범불명예를 씻을 대책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건기 배출가스 저감 정책=건기 조기폐차 보조금 지원사업이 올해부터 본격화하면서 건기업계의 관심이 크다. 그간 건기 관련 배출가스 저감 정책은 엔진교체와 저감장치 장착에 머물러있었다. 경유를 사용하는 승용차·화물차는 조기폐차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데, 건기만 빠져 그간 업계의 불만이 높았다.

 

정부가 배출가스 저감사업을 건기로 확대하고 있다. 미세먼지 배출 저감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 올 기준 2005년 이전 제작 덤프·믹서·펌프카(이하 노후 건기트럭)를 폐차하면 선착순(예산 소지까지) 최대 3천만원 보조금을 지원받는다. 환경부는 저감장치 부착이나 엔진교체 지원보다 미세먼지 감축 효과가 높을 것이라 전망한다.

 

환경부의 ‘2019년 배출가스 저감사업 보조금 업무처리지침에 따르면, 올해부터 노후 건기트럭을 조기폐차 한 경우 최대 3천만원을 지원한다. 수도권대기법과 대기환경보전법 그리고 특정 경유자동차 등의 저공해 조치 및 보조금 지급 규정을 근거로 삼고 있다.

 

정부는 올해 조기폐차 사업비(국비 50%+지방비 50%)로 국비 1207억원에 지방비를 합해 총 2400여억원(전년대비 29% 증액)을 책정했다. 물론 건기트럭 뿐 아니라 승용차·화물차 등 경유를 사용하는 차량 전체가 포함돼 있다. 보조금은 두 가지 방식으로 구분된다. ‘폐차 기본금폐차+신차구입’.

 

행안부가 발행하는 시가표준액 조정기준의 기준가액에 잔가율을 곱해 산정한다. 예로, 2000년 구입 건기트럭 시가표준액에 따른 기준가격이 6천만원이라면 잔가율(잔존가치율, 내용연수에 따라 남은 가치율) 1/10(180%부터 매해 점점 낮아지며 10년넘으면 1/10로 계산)을 곱하면 600만원이 산출된다. 이 돈을 지원하는 것. 폐차에 더해 신차를 구입하면 3배를 적용받아 1800만원을 지원받는다.

 

이 같은 정책에 따라 지자체는 국비와 자체 예산으로 보조금 신청을 받고있다. 다만, 국비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편이다. 시도별 국비를 확인해보면, 경기도가 402억원으로 제일 많다. 서울이 321억원, 인천이 160억원. 수도권이 조기폐차 국비 1207억원의 72%를 차지한다. 전남(39.1억원), 대구(32.1억원), 경북(31.7억원)이 뒤를 잇고 있다.

 

정부의 이 같은 보조금 지침에 따라 지자체들은 등록된 노후 건기트럭 조기폐차 지원금 신청을 접수하고 있다. 신청 조건은, 20051231일 이전 제작 건기트럭이어야 하며, 신청지역에 2년 이상 등록돼 있고, 정기검사 결과 적합 판정을 받은 건기트럭이어야 한다. 또 배출가스 저감장치나 저공해 엔진교체 정부지원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하며, 최종 소유 기간이 보조금 신청일 전 6개월 이상이어야 한다.

 

폐차시 시가표준액의 1/10수준 지원

 

다만, 보조금 예산 한계 때문에 우선지원 차량(건기트럭 포함)을 먼저 지원한다. 배출가스 5등급 경유자동차 중 비상저감조치로 과태료 처분 유예 중인 차량과 LPG 화물차 전환사업 지원대상 차량 2000년 이전 제작·출고 차량(트럭건기 포함) 인증받은 배출가스 저감장치 등이 없거나 장치 미개발로 저공해조치 명령 유예를 받은 차량 등을 우선지원(접수자에 한해)하고 그 다음 2005년 이후 건기트럭 폐차를 우선 지원한다. 환경부는 조기폐차로 15만여대 노후 경유차량이 지원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노후 경유차(건기트럭 포함) 조기폐차 사업은 대기오염 개선 효과를 노린 것이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노후경유차량 조기폐차 보조금 지원제도 성과분석에 따르면, 2014년 조기폐차 사업으로 수도권 지역에서 미세먼지 155, 질소산화물 182, 일산화탄소 819톤이 줄었다.

 



올해 새롭게 시작된 노후 건기트럭 조기폐차 지원사업 외 노후 건기 엔진교체와 배기가스저감장치(DPF) 지원 사업은 기존 정책대로 진행된다. 노후 건기트럭 외 굴삭기·지게차·롤러·기중기·로더 등이 대상이다. 올해 배정 예산은 건기 엔진교체 113억원, 건기DPF지원 95억원이다.

 

엔진교체의 경우 티어1(Tier-1) 이하 엔진을 탑재한 건기를 대상으로 티어34(Tier-3 또는 4)로 교체해준다. 지원금액은 기종·규격별로 다르다. 14톤급 굴삭기를 기준으로 하면 2950만원의 장치가격 중 2500만원은 정부가, 나머지 450만원은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건기DPF780만원 장치비용 중 700만원을 지원받고 80만원을 자부담해야 한다. 역시 예산 소진까지 선착순이다.

 

노후 건기 퇴출 전망=노후 건기 배출가스 저감 지원이 확대되는 데는 미세먼지 규제강화가 있다. 이달 15일부터 미세먼지 저감 특별법이 시행된다. 법에 따라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지자체별 조례 따라 조금씩 차이)가 발령된다. 미세먼지 농도가 다음 어느 하나만 해당되도 시행된다. 당일 016시 평균 50/초과 및 내일 24시간 평균 50/초과 예상, 당일 016시 주의보(75/이상 2시간) 및 내일 24시간 평균 50/초과 예상, 내일 24시간 평균 75/초과 예상 등 3가지다. 비상저감조치로 2022년까지 미세먼지 44%를 줄이겠다는 정책이다.

 

조치가 발령되면 배출가스 5등급차량은 다음날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행이 제한된다. 폐쇄회로(CCTV) 121개로 감시해 위반 차량에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또한 공공공사장은 저감조치를 해야 한다.

 

건기는 비상저감조치에 따른 운행제한에서 제외됐지만 미세먼지 배출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어 추후 운행제한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노후 건기 저공해화에 초점을 맞춰 정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후 운행제한으로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설현장에 노후 건기 진입장벽도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는 비상저감조치시 노후 건기 사용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아직 노후 건기 사용 규제나 벌칙은 없지만 앞으로 공공공사 노후건기 진입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공사 현장의 노후 건기 저공해화도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달 30일 국내 11개 주요 건설사와 미세먼지 대응(자발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비상저감조치 발령시 대형 건설사가 앞장서 미세먼지 배출을 줄여 나가기로 한 것. 협약에는 노후 건기 사용을 단계적으로 제한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협약에 참여한 건설사는 대림산업(), ()대우건설, 두산건설(), 롯데건설(), 삼성물산(), SK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한화건설,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11. 협약 참여 11개 사는 건설업(59252개사) 시공능력 평가 총액기준 36%(853260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협약 사업장은 이제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면, 자발적 미세먼지 배출량 감축을 시행한다. 터파기·기초공사 등 날림먼지 다량 발생 공정이 진행 중인 건축물 해체공사장·토목공사장 등의 공사시간을 단축한다. 또 굴삭기·덤프트럭 등 건기가 배출하는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등을 저감하기 위해 저공해 조치가 되지 않은 노후 건기 사용을 단계적으로 제한한다.

 

폐차·신차구매, 폐차의 3배 지원

 

노후 건기는 미세먼지 주범=건기 미세먼지 규제강화 여론이 커가고 있다. 건기가 대기오염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우려 때문. 지난 9일 조선일보는 건설장비, 초미세먼지 공습제목의 1면 톱기사를 내보냈다. 기사는 건기가 대기오염 유발자라고 꼬집었다. 비슷한 시기 국내 유수 언론들도 건기의 미세먼지 배출 우려를 보도했다.

 

서울연구원의 서울시 건설공사장 소음·대기오염 개선보고서를 보면, 서울시 미세먼지 배출량의 31%, 초미세먼지의 32%, 질소산화물의 17%를 건기가 내뿜는다. 이 수치는 전체 건기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덤프와 콘크리트믹서 트럭 등을 빼고 산출한 것이다. 그러니 건기 전체가 내뿜는 미세먼지는 서울시 배출량의 31%를 훨씬 웃돌 것이라는 게 연구 결과다.

 

최유진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건기는 일반 경유차보다 엔진 출력이 크기 때문에 1대당 미세먼지 배출량도 많다면서 엔진이 낡을수록 미세먼지 배출도 늘어나는데 건기는 사용기간도 (일반 차보다) 길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비도로 이동오염원(비자주식 건설기계와 선박 등)의 국내 미세먼지 배출량은 14106t(2015년 기준)으로 도로 이동오염원(경유차와 도로용 건기 등) 배출량 8817t1.6배였다. 황산화물질 등 광학 반응에 의해 미세먼지로 바뀌는 2차 생성물질 배출량까지 합치면 비도로 이동오염원 미세먼지양은 48152t(16%)으로 공장 등 사업장 배출량에 이어 2위를 차지한다. 수도권만 따질 경우 비도로 이동오염원이 전체 배출량의 20%를 차지해 22%인 도로 이동오염원과 큰 차이가 없다.

 

건기 배출가스 관리 방안=건기 저공해조치와 배출가스 관리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탄력을 받고 있다. 건기 관련 배출가스 검사제도는 미흡하기에 그렇다. 건기 중 도로용만 정기검사를 받고 있다. 도로용 건기도 매연농도 측정값이 크게 떨어지는 공회전 상태의 무부하검사를 받을 뿐이다. 다른 차량은 실제 주행 상황과 비슷한 부하검사로 배출가스 검사를 실시한다. 지게차나 굴삭기 등 비도로용 건기는 검사관이 육안으로 검사를 진행한다. 적발 사례가 없을 정도.

 

지난해 4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신창현(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건기 27종에 대해 운행차 배출가스 정밀검사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건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도로용 건기가 정밀검사대상에서 빠져 있는 사실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법안은 계류 중인데, 통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건기의 미세먼지 검사기준 마련은 건기 저공해화로 연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부적합 건기에 저공해화를 유도하거나 명령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송상석 한국자동차환경협회 사무처장은 배출가스 부적합 건기를 구별하려면 명확한 검사기준과 관리제도(총량관리제) 등이 마련돼야 한다부적합 건기를 대상으로 저공해화를 추진하면 정책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스위스와 독일 등은 2000년부터 저감 사업을 의무화해 건기 미세먼지를 7분의 1로 줄였다고 덧붙였다. 국내서도 2000년대 초 개선 필요성이 거론됐지만 경제활성화 벽에 좌초됐다.

 

제조사 자체 대차지원액 눈여겨 보길

 

미세먼지 없는 친환경 건기=미세먼지에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며 관련 기술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미세먼지 주범인 내연기관을 전기모터로 바꾼 친환경 건기가 출시되고 있다. 여기에 건기제조사들이 노후 건기트럭 조기폐차 정부지원에 발맞춰 신차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자체지원 행사 등을 펼치고 있다.

 

현대건설기계는 지난해 11월 미국 커민스사와 함께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한 소형 전기굴삭기를 개발했다. 100% 전기로 구동되는 3.5톤급 미니굴삭기. 작업환경에 따라 최대 8시간까지 가동되며 기존 디젤 굴삭기와 동일한 작업 성능을 발휘한다. 2020년 출시한다.

 

볼보건기는 내년 전기 소형굴삭기(EC15~EC27)와 소형 휠로더(L20~L28) 출시를 확정했다.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등 유해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모델. 오는 4월 독일 바우마(Bauma) 전시회에서 공개된다.

 

제조사들의 조기폐차 자체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노후 건기트럭 폐차 후 신차구매 시 최대 400만원의 지원금 또는 4.1%~4.5%의 저금리 할인 혜택을 준다. 스카니아코리아그룹은 취등록세에 상당하는 700만원을, 볼보트럭은 800만원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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