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여업계 '얼리어답터' 이종수씨 "작업효율 40%↑"

건설기계신문 | 기사입력 2019/05/03 [16:01]

[인터뷰] 대여업계 '얼리어답터' 이종수씨 "작업효율 40%↑"

건설기계신문 | 입력 : 2019/05/03 [16:01]

상하로만 움직이는 굴착기 버켓을 좌우 45도로 비틀고 수평으로 360도 회전할 수 있는 기술 틸트로테이터’(Tilt Rotator)에 굴착의 깊이와 각도를 자동 측정하는 레벨기까지, 첨단 굴착기 기술을 남보다 앞서 배우고 실현하는 대여사업자를 찾았다. 주인공은 20년간 건기대여업을 하고 있는 인천의 이종수(47).

 

틸트로테이터와 레벨기는 이씨가 대여사업 실패를 딛고 재도전하며 무장한 신기술. 그는 두 기술을 굴착기에 장착해 작업을 시작한 첫 대여사업자. “다시는 실패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도입한 신기술이 그를 건기대여업계의 앞선사용자’(얼리어답터, early adopter)로 바꿔 놓았다.

 

경쟁력을 높이려고 인터넷을 통해 이 기술들을 접한 이씨. 하지만 그 때까지 국내에선 두 기술 접목이 이뤄지지 않았었다. 관련 제조사에 문의하고 해외 본사도 찾았다. 그는 두 기술을 직접 사용하며 익히고 문제점과 해법도 찾아냈다.이씨가 모르면 제조사도 몰랐다. 그러니 그와 제조사가 협력해 관련 기술들을 발전시킨 셈이다. 이런 그의 노력으로 지금은 두 기술을 융합해 국내 건설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초반에는 건설사들이 관련 기술을 잘 모르다 보니 첨단기술 관련 추가로 주진 않았다안 써봐서 돈을 더 줄 수 없다하니 기다려 줬습니다”. 이제 이씨와 거래를 했던 건설사는 그를 꼭 다시 부른다고 한다. “작업 능률이 높아요. 기존 대비 40~50%는 높으니까요. 게다가 대여사로 볼 때도 피로도도 적고 유지비도 적게 들고요.”

 

이씨는 국내 건기 제조사들에게 충고하고 싶은 게 있다고 했다. 변화와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고 국내 건기시장을 위한 기술개발에 투자하라는 것. “내수 시장을 무시하거나 그냥 안주하려 하지 말고, 미래지향적으로 대하면 좋겠습니다.” 다음은 이씨와의 일문일답.

 

신기술 결합 국내 사례없어 해외자문

 

-건기 얼리어답터로 불린다고요?

건기대여업을 20년 정도 했습니다.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죠. 한때 사업을 포기한 적이 있습니다. 잠시 다른 일을 했었죠. 천직이 따로 없어서 인지 다시 돌아오게 됐지요. 그 때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재도전을 반드시 성공시키기 위해서요. 인터넷으로 많은 공부를 했습니다.

 

그 때 제 시선을 사로잡은 게 틸트로테이터(Tilt Rotator)와 레벨기(굴삭 깊이 등 자동 측정)였습니다. 너무 신기했죠. 어태치먼트를 자유자제로 꺾고 돌리고 할 수 있다는 것이요. 레벨기는 자동으로 굴삭 깊이와 각도 등을 측정해 주고요. 신기술을 통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아직 국내에 이런 기술이 적용되지 않고 있었으니까요. 국내 한 중소기업이 틸트로테이터를 판매하고 있었는데, 레벨기를 접목하려다 실패했어요. 그래서 외국 제품을 뒤지다 스웨덴 제품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틸트로테이터와 레벨기와의 결합은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레벨기 제조사에 수없이 문의해 관련 기술을 요구했고, 또 그 가능성을 살폈습니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지금은 두 기술을 결합해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다보니 제가 두 기술을 접목해 활용하는 국내 첫 건기대여업자가 되고 만 셈입니다. 양측 제조사에서 많은 도움과 관심을 가져준 덕분이라 생각하고 고맙게 여기고 있습니다.

 

-스웨덴을 직접 찾아가 관련 기술 시범조종도 했다고?

저에겐 좋은 기회였습니다. 틸트로테이터 제조회사에서 초청해 생산 공장을 살펴볼 수 있었죠. 이 회사 동아시아 총괄 담당자분이 한국분인데 저를 추천해 주셨거든요. 그때 스웨덴 건기 전시회도 둘러 볼 수 있었고요.

 

그 전시회서 틸트로테이터 관련 데모쇼(Demo Show)가 있었는데, 제가 시범으로 조종을 했습니다. 부끄럽게도 주변 관람객들이 제 조종을 보고 박수를 쳐 주시더라고요. 뿌듯했습니다.

 

-신기술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평범하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재도전인데 다시 실패할 순 없다는 각오가 있었으니까요. 그러다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해외 여러 기술들을 살펴보게 됐고, 오늘에 이르게 됐죠. 당시 관련 기술들을 많이 공부했습니다. 어떤 시스템으로 작동하는지부터 어떤 기술적 차이가 있는 등을 말이죠.

 

틸트로테이터의 경우 어떤 회사는 온-오프방식의 제어시스템을 갖고 있고, 또 어떤 회사는 비례제어시스템을 갖고 있죠. 이런 것부터 어떤 것이 저한테 활용가치가 있는 지 등도 잘 따져보게 됐지요.

 

문제는 틸트로테이터와 레벨기와의 결합인데 그게 쉽지 않았습니다. 국내에선 아무도 시도하지 않던 결합이었으니까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제조사에 문의하고 관련 동영상과 자료들을 살폈습니다. 제가 모르면 제조사도 몰랐으니. 그래서 자주 만나 토론을 벌였고, 해외의 본사에 기술문의도 하고 그랬습니다.

 

변화 무시하면 임대차업계 미래 어두워

 

-신기술 사용 결과는 어떤가요?

우선 생산성의 차이가 있습니다. 신기술을 사용하면 40~50% 더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일을 적은 시간에 할 수 있다는 거죠. 조종 피로도도 적습니다. 조종 시간과 이동을 최소화 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 당연히 유류비도 줄지요. 그 대신 신기술 투자비용이 들어가는 거죠.

 

전 두 가지 신기술을 접목시켰야했기 때문에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야 했습니다. 전혀 후회는 없습니다. 오히려 남들이 가지 않던 길을 제가 가게 되고, 또 처음 시작하게 되면서 제 사업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고, 그런 만큼 더 전문가가 됐다고 여겨집니다.

 

-신기술과 대여료와의 관계는?

초기에는 신기술에 따른 요금을 추가로 받지 못했습니다. 건설사는 안 써봐서 돈을 더 줄 수 없다는 거였죠. 검증된 게 없는 데 무작정 돈을 더 줄 순 없다는 것이었죠. 지금은 시간당 5~10만원 정도 더 받고 있습니다. 투자에 비하면 적은 편이죠. 아직도 신기술을 처음 본다는 건설현장이 많습니다. 그래도 한번 작업했던 현장은 다시 부르더라고요. 이점을 알게 된 거죠.

 

주변 건기대여업자 분들한테 욕도 많이 먹습니다. 쓸데없이 돈 들여서 장착해놓고, 돈도 제대로 못 받는 다고요.충분히 이해합니다. 그 분들의 불만을요. 하지만 누군가 해야 할 일을 제가 하고 있다고 생각했죠. 변화는 시작된 거니까요.

 

우리 업계도 도태되지 않으려면 변화해야 하잖아요. 누군가는 그 변화의 시작선에 있어야 할 거고요. 욕은 먹고 있지만, 저 역시 건기대여업자이기에 업계의 발전에 관심 가질 수밖에 없잖아요.

 

신기술이 국내에 잘 정착된다면, 그 만큼 국내 건기대여업계의 변화와 발전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처음엔 저를 위해서였지만, 이제 건기대여업계의 변화로 이어지리라 봅니다.

 

-국내 건기 제조사에 한마디 한다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섭니다. 최근 틸트로테이터와 레벨기 등이 잘 알려지고 건설현장에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국내 제조사들도 관련 기술을 접목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다들 개발보단 수입에 의존하려 합니다.

 

제가 관련 기술을 공부하고 사용하면서 느낀 점은 한국 건기대여업 환경이 따로 있다는 겁니다. 아무리 최고의 기술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한국 시장에 맞지 않으면 그 값어치를 하지 못하는 거죠. 국내 환경에 맞게 개발을 하고 그 과정 중 시행착오도 겪어야 하는데, 그런 개발보다는 손쉽게 수입만 하려 하더라고요.

 

게다가 수입에 의존하게 되면 돈을 많이 들여야 하잖아요. 국내서 개발이 된다면 가격을 낮출 수 있는데 말이죠. 국내 건기 제조사들이 한번쯤 더 곰곰이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안정적인 사업도 좋지만, 때론 도전과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죠.

 

투자비수입 아직 높지않지만 희망적

 

-앞으로 트렌드는 어떻게 바뀔까요?

소비자가 제조사들에게 먼저 기술을 주문하는 시대가 올 거라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가 그렇거든요. 인터넷을 잘 활용하다보니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 기술 정보들을 확인할 수 있거든요. 신기술을 개발했다는 제조사 홍보만 접하던 시대는 이제 지나가고 있습니다. 소비자가 주문형 건기를 만드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가족은?

아내와 세 자녀가 있습니다. 첫째는 사회생활 중인 아들, 둘째는 고3 , 막내는 중3 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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