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일감 없는데 수급조절 중단? 사생결단 할밖에요"

건설기계신문 | 기사입력 2019/06/13 [17:49]

[인터뷰] "일감 없는데 수급조절 중단? 사생결단 할밖에요"

건설기계신문 | 입력 : 2019/06/13 [17:49]

 

레미콘운송종사자들의 삶이 팍팍합니다. 과잉공급과 일감감소, 유지·관리비 증가 등으로 월 200만원 벌기도 점점 어려워지네요. 여기에 미세먼지 저감 노후트럭 퇴출 부담까지 짊어져 더 이상 버티기가 힘듭니다. 마지막 보루인 수급조절까지 흔들리고 있어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습니다. 사생결단을 할 수밖에 없어요.” 김진회(62) 전국레미콘운송총연합회(이하 레미콘총련) 회장이 27일 서초동 사무실에서 가진 본지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김 회장은 최근 불거진 부산·경남 지역(이하 부경지회) 회원 이탈얘기를 꺼냈다. 노조가 레미콘운송종사자들 빼가기 조직 이기주의에 휩싸여있다고 비판했다. “강원과 충남 등 여러 지역에는 아직 조직되지 못해 외롭게 싸우는 이들이 많습니다. 노조가 업계 발전을 바란다면 이런 분들을 먼저 조직화해야죠. 조직화 된 곳을 빼앗으려고만 하지 말고요.”

 

그 뒤 레미콘총련은 부경지회를 해산했다. 서김해, 포항, 창원, 그리고 진해를 주축으로 새 조직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론 이탈한 회원에게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겠다고 했다. “언제든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주세요. 배와 선장이 없어 돌아오고 싶어도 못 오는 분들이 계시다면 저희가 언제든 달려가겠습니다.”

 

미세먼지 저감 대책도 레미콘운송 종사자들에게 맞지 않다고 했다. 정부는 최대 3천만원의 폐차지원과 배출가스 저감장치 부착 지원 등을 하고 있다. “화물과 함께 하다 보니 우선순위에서 밀립니다. 예산은 한정돼 있으니, 지원을 받기가 어렵죠. 아울러 배출가스 저감장치도 장거리를 뛰는 화물에나 맞지 믹서에는 맞지 않습니다. 출력과 연비를 떨어트려 회원들의 불만이 큽니다. 따라서 믹서를 위한 별도대책이 필요합니다.”

다음은 김 회장과의 일문일답.

 

 

 

노조 조직빼가기, 부경지회 문닫아

 

 

 

-최근 부경지회에서 회원 이탈이 발생했는데?

 

레민콘총연이 작년 하반기 수차례 현지를 다니며 조직화 한 곳이 부경지회입니다. 서부·동부산·양산·김해 4개 지역 700여명의 종사자들이 지난해 9월부터 조직활동을 시작했죠. 하지만 올 초 건설노조가 산하 건설기계분과에 속했던 믹서를 분리해 별도 분과로 만들고 조합원 확보에 나서면서 부경지회 회원 60~70%가 빠져나갔습니다. 노조 힘이 좋은 울산에서 부경지회에 접근했고, 저희 지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을 집중 공략했죠.

 

그렇게 임원들이 빠져나가니 조직과 회원 관리가 안 됐죠. 부경지회 회원들도 남아 있을 이유가 없었겠죠. 결국 그들도 노조로 따라가게 되고요. 그렇게 부경지회는 해산했습니다. 서김해와 포항, 창원 그리고 진해쪽으로 해서 새롭게 조직화할 계획입니다.

 

-노조측에 하고 싶은 말은?

 

조직 이기주의를 앞세운 활동에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레미콘 운송종사자들이 낮은 운송료와 공급과잉 등으로 생사의 기로에 쳐해 있는데, 이런 문제 해결보다 조직 몸집 키우기에만 관심을 갖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실제 강원과 충남의 여러 시군에는 단체가 조직되지 않아 종사자들이 외롭게 작업환경 개선을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진정 업계 종사자의 이익을 원한다면 그런 곳에 먼저 가야죠. 이미 조직화된 지역을 찾아 조직을 와해시키고 분란을 조장하며 세를 불리는 행태가 너무 안타깝습니다.

 

-이탈한 회원들에게 할 말이라도?

 

이탈한 단 한명의 회원이라도 저희에게 어떤 도움이든 요청하면 도와드릴 생각입니다. 이런 분들이 분명 계실 겁니다. 배가 전복되고 선장이 없어 돌아오고 싶어도 올 수 없다고 한다면 저희가 구조해 드릴 겁니다.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부산과 경남 그리고 울산지역 레미콘 공장들이 가동을 중단하고 있는데 피해는 없는지?

 

딱히 저희에게 피해가 있진 않습니다.

 

-올해 수급조절 연장 심의가 있는데 예상은?

 

레미콘운송 작업환경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미세먼지 대책으로 규제는 강화되지만 종사자들을 위한 제대로 된 지원책은 없죠. 물론 미세먼지 절감에 우리도 국민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업계 실상을 고려한 정책이어야 따르죠. 모든 책임을 우리에게 떠넘기고 낭떠러지로 밀어버리는 건 안 되죠.

 

보험료도 상당히 높습니다. 보험사 공동인수(보험금이 클 경우 한 건기를 여러 보험사가 보증하고 보험사간 이전이 불가) 물건으로 보험료를 맘대로 올려도 울며 겨자 먹기고 그나마 사고 차량은 받아주지도 않습니다. 현재 연 3~4백만원 하는데, 사고 차는 900만원을 내기도 합니다.

 

타이어도 하나에 40~50만원 수준. 10개면 500만원이죠. 1년에 두 번 정도 교체하는 데 이 역시 버겁기만 합니다. 엔진오일도 20만원. 한 달에 한 번씩 교체하죠. 이렇게 지출하고 나면 월 2~3백만원 정도 남습니다. 이것도 4만원 1회 운송료를 한 달에 100번 한다는 가정에서죠.

 

요즘에는 일감이 줄어 80번 정도 운송하는 정도입니다. 과잉공급에 일감이 줄고 있기 때문이죠. 이런 상황에 수급조절까지 중단된다면 큰일입니다. 번호판 떼고 모두 국토부 앞으로 몰려갈 겁니다. 더 이상 못하겠다고 주저앉을게 뻔합니다. 그 만큼 절박하죠.

 

수급조절이 그 기폭제가 되지 않길 바랍니다. 이른바 ‘8·5’(8시부터 5시까지 상차) 때문에 수급조절 할 필요 없다는 레미콘제조사. 노후차 정리해야 한다며 수급조절을 반대하는 트럭제조사들은 이익을 더 챙기려는 속셈이라는 걸 알아야 합니다.

 

 

 

2~3백수익, 사업유지 힘든 지경

 

 

 

-수급조절제 시행 뒤 지금까지 1550대가 늘었는데?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토부에 개선을 요구했죠. 건기 등록 전산화가 이뤄지지 않았더라고요. 유럽에서 인천 굴착기를 원격 조종하는 시대에 말이죠. 이처럼 건기대여업계가 원시 행정 속에 관리되고 있습니다. 답답하죠.

 

그러다보니 지자체 일선 건기 등록 담당자의 불법행위와 사기꾼들이 사익을 챙길 수 있었던 거죠. 암튼 이후 국토부 전산처리 담당공무원을 만나 전산화가 이뤄지게 했고, 건기 등록 담당부서에서도 철처한 관리를 약속했습니다. 이후에 같은 상황이 다시 발생하면, 그땐 해당자들에게 모든 책임을 물을 겁니다.

 

-‘8·5성과는?

 

2016년 첫날부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전국적으로 정착됐습니다. 거의 지켜지고 있지요. 레미콘제조사나 건설사에서도 반기고 있죠.

 

-토요휴무제는?

 

두 차례 정도 내부 공청회를 갖고 결정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수도권 위주로 지켜지고 있고요. 첫째 셋째 토요일을 쉽니다. 물론 일요일은 다 쉬고요. 초반에는 내부에서도 반대가 많았습니다. 일감도 줄었는데 토요일 쉬려니 수익이 줄 걸 걱정한 거죠.

 

하지만 손실이 거의 없습니다. 월요일과 금요일에 보충이 되거든요. 이때 좀 바빠지긴 했지만 작업 효율성을 높여 작업에 집중하고 있죠. 대신 계획을 세워 주말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 동안 우리에게 없던 시간들이죠. 가족들과 주말을 보내고 동료나 친구들과 취미·레저 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최대 현안은?

 

미세먼지 저감 정책에 따른 노후차 규제가 강화된 겁니다. 믹서트럭은 노후차가 많습니다. 신제품 가격이 15천여만원 하는데 그걸 구매할 여력이 안 되니까요. 하지만 정책은 새차(기존 믹서는 폐차)를 사라고 합니다. 보조금을 높여주겠다고 하면서요.

 

하지만 보조금 받기도 힘들 뿐 아니라(화물 등과 함께 포함돼 후순위로 밀려 적은 정책 예산에서 받기 힘들다), 보조금도 그리 높지 않습니다. 지원금 없이 중고차를 팔고 신차를 사는 게 중고를 폐기하고 신차를 구매하며 지원금 받는 것보다 훨씬 이익입니다.

 

배기가스저감장치(DPF) 부착 지원도 믹서트럭과는 맞지 않습니다. 장거리 운행에 맞는 장치거든요. 믹서트럭은 장거리 운행을 하지 않으니까요. 10%의 자부담까지 없애준다면서 부착을 권장하지만, DPF 부착으로 출력이 저하되고 연료 소모가 늘어나는 역효과가 나 꺼리게 되는 겁니다. 현장에서 출력이 약해 나가라고 하는데 누가 하겠냐고요.

 

-미세먼지 대책에 다른 방법은 없는 건지?

 

수소 선처리 방식의 배출가스 저감 장치가 있습니다. 저도 입소문에 350만원을 내고 장착을 했는데, 배출가스를 크게 줄일 뿐 아니라 출력과 연비도 높여줍니다. 하지만 아직 이 제품은 지원금을 받을 수 없습니다. 국토부와 환경부에 이 제품에 대해 알리고 지원책을 건의한 상태입니다.

 

 

 

미세먼지 정책, 업계 의견 반영해야

 

 

 

-노동3권 인정도 주장하고 있는데?

 

저희 레미콘운송종사자들은 당연 노동자라고 생각합니다. 덤프나 굴착기 등과는 그 특성이 다르죠. 우린 레미콘제조사와 계약을 맺고 일을 합니다. 여기저기 여러 레미콘제조사를 돌아다니며 일하지 않고 한 기업에 속해 있습니다. 그만큼 종속성이 강하죠. 노동자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레미콘운송은 언제부터?

 

1989년 이모부 소개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때 32백만원 주고 레미콘제조사로부터 인수받았죠. 당시 1회 운송에 28천원 정도 받았습니다. 새벽 4시에 나와 밤 11시에나 끝내곤 했죠. 하루에 5번 정도 운송했으니 한 달에 150번 정도 운송을 한 겁니다. 단순 계산으로도 월 400만원씩은 벌었네요. 당시 공무원 임금이 30만원 할 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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