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韓건기산업 베트남 진출, 중국대안 남북협력모델 주목

건설기계신문 | 기사입력 2019/06/23 [13:12]

[기획] 韓건기산업 베트남 진출, 중국대안 남북협력모델 주목

건설기계신문 | 입력 : 2019/06/23 [13:12]

건산협, ‘융복합솔루션센터조성사업

산자부 ODA 협력개발사업으로 선정

판매·인력양성 체계구축, 교두보 활용

 

한국 건기가 베트남을 주목하고 있다. ‘포스트차이나’(중국 대안시장)로 부각하기에 그렇다. 수출시장 다변화와 중고·유휴 건기 해소를 전망할 가늠자. 그런데 최근 건기업계가 이 나라에 ODA(공적개발원조)사업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본지가 그 내막을 들춰봤다.

 

베트남으로 가는 한국 건기=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회장 손동연, 이하 건삽협)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모한 ‘2019년 산업통상 협력개발지원사업베트남 건설기계 융복합솔루션센터 조성사업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건산협은 프로젝트 통합기획으로 이 사업에 공모했다. 중점 협력국가를 대상으로 신규 ODA를 제공하는 게 그 목적. 건설기계부품연구원(원장 윤종구)도 협력(참여)기관으로 힘을 보탠다.

 

건산협은 이 사업을 통해 한국 건기업계의 발전은 물론 기반이 부족한 베트남 건기산업육성을 지원할 계획이다. 중점사업은 4가지. 부품R&D 기술인력 양성 안전 정비관리 관리체계 구축이다.

 

부품 R&D를 통해 베트남 부품소재산업 육성에 바탕을 둔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부품 개발을 공동연구하며, 성능 및 품질 시험장비 구축과 베트남 부품개발 수요 기업을 지원한다. 아울러 현지인력을 한국으로 불러 선진 기술연수(기업·연구기관·대학 등) 기회도 제공한다.

 

기술인력 양성에선 기계공학 기초이론과 건기 메커니즘 등의 R&D 전문인력, 건기 숙련 조종사, 그리고 현장 안전관리·환경규제·인증 등 관리자, 건기 전문 정비사 등을 양성한다는 구상이다.

 

안전 정비관리는 호치민이나 다낭 등 주요 도시에 정비시설을 구축해 정비 설비와 장비 및 공구 등을 지원하고, 이동정비를 위한 차량과 장비 지원, 유압장치와 전자제어장치 그리고 원격통신 등의 선진 기술을 전(교육)한다는 계획이다.

 

관리체계 구축은 한국의 건설기계관리법을 벤치마킹한 건기 등록제를 현지에 도입하고, 건기 안전관리제도(생애주기)의 단계적 도입, 그리고 건기 표준 및 인증제도 확산, 건기 배기가스 저감 대책 등 관리·제도 마련에 도움을 준다.

 

 

건산협은 이 베트남사업을 통해 한국 건기업계의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 이 나라를 교두보로 한 주변국(미얀마·라오스 등) 수출 확대 가능성을 보고 있다. 또한 중고건기 수출을 유지하면서 이를 신차 수출로 이어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청년 및 장년층 일자리 창출 가능성도 모색하고 있다. 제조·조종·대여 등 전문 기술자를 베트남 교육현장으로 투입할 수 있어서다.

 

한국 건기에 대한 신뢰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고건기 사후지원 강화로 제품 인식을 제고하고 교육생을 대상으로 한국 건기를 소개하고 홍보하는 활동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건산협은 지난해 초부터 현지 시장조사를 비롯해 대사관·무역관 등과 ODA지원 협의 등을 통해 베트남사업 준비를 해왔다. 그해 12월에는 베트남 산업무역부를 방문해 건기협력의 필요성을 제안했고, 올해 1월에는 국장과 IDC센터 부국장 면담으로 사업 기획 및 추진 합의 등을 이뤄내며 이번 산자부 사업에 선정된 것이다.

 

베트남사업이 산자부 사업선정으로 첫 걸음을 뗐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하반기(6~8) 기획조사를 마치면 연말(10~12)까지 사업타당성 조사를 거쳐야 한다. 내년에는 관계부처와 국회 협의·의결을 거쳐 예산 논의·심의를 하며, 20214월 수행기관 선정이 이뤄진다. 사업은 2021년 상반기 중 추진, 2026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1억인구 7% 성장률, 최고의 대안시장

 

왜 베트남인가?=인구 9500만명의 베트남. GDP 성장률이 7%(2017년 기준 6.81%)에 이를 정도로 가파른 국가다. 특히 제조업 발전이 두드러진다.

 

베트남의 기계산업(건기 포함)은 해마다 20%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15% 이상 증가세를 보였고 최근 5년을 봐도 연평균 10%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베트남 수입 증가세는 연평균 15.7% 수준. 세계 27(2016년 기준) 수입 국가다. 2010년까지는 중국·일본·한국이 주요 수입국. 2016년 한국은 중국에 이어 두 번째 수입국이 됐다.(2016년 기준, 중국 51.9억 달러, 한국 29.7억 달러, 일본 25억 달러)

 

한국 중고건기 수출도 베트남이 으뜸이다. 건산협 통계에 따르면, 2014년 중고 굴착기 수출의 38.9%를 베트남이 차지했다. 난해에도 베트남은 38.9%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베트남 투자 1위 국가다. 그것도 3년 연속. 2017년 누계 기준(1988~201711) 베트남인 투자 현황을 보면, 한국이 576.6억 달러(투자 건 수 6532)로 가장 높다. 이어 일본(494.6억 달러 3599), 싱가포르(422.3억 달러 1967), 대만(309.1억 달러 2535) .

 

이러한 투자는 세계 경기가 둔화되는 상황에도 꾸준한 교역을 만들었다. 산자부와 코트라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세계 경기 둔화국면에 한국의 중국(-14%), 미국(-3.9%), 일본(-13.6%) 교역량이 줄었지만, 베트남과의 교역은 10.6% 증가세 보였다.

 

 

▲ 베트남 다낭에서 운행중인 한국 굴착기.     © 건설기계신문



특히 베트남의 제조업 발전이 두드러진다. 한국의 기업들은 상당수도 베트남에 설비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 역시 건설기계 제조 공작기계 제조 엔진 및 동력기기 제조 농업 및 가공 산업기계 제조 조선 및 자동차, 전자기계 제조 등 5개 분야 인프라 구축 및 시스템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현지수요와 한국의 공급이 딱 맞아 떨어지고 있다.

 

건기제조사들도 현지 투자를 늘리고 있다. 현대건설기계는 지난해 11월 지사를 개소했다. 동남아 국가들을 겨냥한 것으로 향후 건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기 때문. 현재 베트남 새 건기 수요는 연 700여 대. 중고는 1만여대.

 

베트남은 개방에도 적극적이다. 현재까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는 한국, 일본, 유럽, 칠레, EEU(유라시아경제연합) .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AEC(아세안경제공동체) 등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55개국 및 G2015개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을 전망이다.

 

베트남이 동남아 전략적 위치를 점하는 것도 좋은 투자 환경. ASEAN 국가 중 투자 후 회수 즉, 비즈니스를 창출할 만한 국가는 베트남, 미얀마, 인도네시아 3국 정도. 여기에 싱가포르-홍콩 해운노선에 있고, 3500반경 내(비행기 4시간 운행 거리) 접근할 수 있는 인구가 31억명에 이른다.

 

거대 아세안시장 거점, 남북모델 가능

 

베트남사업의 시사점=건기업계는 베트남사업 추진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국내 건기업계의 발전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 중 건기제조산업 시장 다변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가장 눈에 띈다. 베트남을 거점으로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다른 동남아 시장 공략이 가능하기 때문. 건기제조업계 한 관계자는 동남아에서 향후 새 건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베트남이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건기제조산업은 최근 5년 중 3년간 침체하다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2030글로벌 톱4’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지난 5년간 20% 성장에, 중대형에서 소형으로 바뀌는 등 시장 개척에 많은 공을 들였다. 친환경 등 기술로 선진시장 공략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체질 개선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5년간 시장확대도 제한적이었다. 미국·유럽(벨기에·영국·네덜란드중국 총수출액 비중이 201440.0%(269400만 달러)에서 201850.1%로 확대됐다. 알제리, 베트남, 미얀마,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등 신시장 수출은 5년 전에 비해 감소했다.

 

베트남은 건기부품 등 중소업체들의 판매·경영 탈출구로도 가능해 보인다. 한국 중고·신차 건기의 베트남 판매 증가는 부품 판매 증가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 부품 공동개발 등을 통해 제3국으로의 수출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

 

베트남사업의 성공여부는 건기대여업계에도 중요한 사안이다. 중고·유휴건기 등을 수출해 공급과잉을 일부 해소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 국토부 건기수급조절위가 2013년 굴착기를 수급조절 대상에서 제외하고 이를 정책대안으로 제안하며 관심을 끌었다.

 

건산협에 중고수출진흥센터’, 민간 중고건기수출협동조합이 설립됐다. 국토부 건설인력기재과장(현 건설산업과장)을 단장으로 하는 중고·유휴 건기수출TF(이하 중고건기TF)도 그해 9월 출범했다. 제조·대여·매매 협회 대표 등이 참여했다.

 

TF는 태국·필리핀 건기매장을 다녀왔고,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현장도 방문했다. TF단장이던 당시 국토부 건설인력기재과장은 국회토론회에서 과잉공급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여업계의 애로해소를 위해 중고·유휴건기를 줄일 방안을 찾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65(미얀마 시장 진출방안 논의)을 끝으로 TF는 중단됐다. 건산협 중고수출진흥센터도 사라졌다. 민간 중고건기수출협동조합도 해체됐다. 정부나 지자체가 추진하는 중고건기 경매장과 집적단지 조성도 유야무야.

 

건기정비업계도 베트남사업을 눈여겨보고 있다. 정비업의 해외 진출은 물론 인력양성에 숨을 불어 넣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비업계는 매해 시장규모가 축소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자체조사에 따르면, 200916천여억원에서 201613천억원대로 줄었다. 1조원시장이 붕괴될 것으로 예측. 그러니 베트남사업은 단비인 셈.

 

김포의 한 건기정비업자는 동남아 건기시장에 중국의 값싼 또는 짝퉁 부품이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한국과 베트남의 부품개발 등을 통해 고품질의 부품이 나오면 국내 건기정비업체들의 베트남 진출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건기 정비인력 양성에도 베트남사업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정비인력은 7960명 수준. 3천여명(부족률 27.9%) 정도가 부족하다. 국내 전반 산업기술인력 부족률(산업통상부 조사) 2.3%12배 수준이다. 정비교육을 받은 현지인들의 국내 고용창출도 기대하고 있다.

 

건기매매업계는 사업 활성화 도움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국내 중고건기의 베트남 진출에 건기매매업계가 도움을 줄 수 있어서다.

 

신구제품 판매와 정비업 진출 가치커

 

베트남사업, 북한진출 모델?=베트남사업이 남북건기 경협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베트남사업이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것. 베트남에 대한 북한의 관심 그리고 북과의 용이한 접근 등도 가능성을 높이다. 국내 제조업계한 한 전문가는 베트남사업이 남북건기 교류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베트남은 북한의 향후 발전모델로 관심을 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기회를 잡는다면 미국과의 정상적 외교관계와 번영으로 가는 베트남의 길을 따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625전쟁으로 미국과 척진 북한처럼 베트남전을 거치면서 미국의 적대국이 됐지만 실종 미군 유해 송환에서 출발해 제재 해제와 국교 수립으로 나아간 뒤 급속한 경제 발전 가도를 달리는 베트남의 선례를 성공 사례로 제시한 것.

 

국내 북한전문가들도 베트남 개혁개방 모델에 주목한다. 체제유지와 경제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은 북한이 선호할 모델이라는 것. 국가규모나 해외원조 의존도가 높은 객관적 여건으로 봐도 북한은 중국보다 베트남모델을 따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지난 2월 남북건설기계교류협동조합(회장 오원섭)이 개최한 남북간 건설기계산업분야의 효율적인 교류 및 협력방안세미나에서도 베트남사업과 유사방안들이 튀어나왔다. 민관협력과 건기 제조·정비·대여·매매 업계 전반의 동참, 펀드형식의 대북투자금 조성, 중고·유휴 건기 지원·수출, 건기관련 용어통일, 건기 조종·정비교육과 부품조달, 교육을 위한 부지와 건물 구축, 남북합동 건기전시회 개최, 전문 연구소 설립 등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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