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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땅해딩 기술개발3년 8개국 수출협의
좌우40도 앞뒤360도 버켓회전 틸트 개발 배병철 (유)주현 사장
 
건설기계신문   기사입력  2014/10/27 [01:30]
건기 대여업자에서 제조업자로 변신, 미국·유럽 제품 수입하려다 포기하고 자체개발 성공

한 때는 잘나가던 건기대여업자이자 건설사 사장이었다. 하지만 2000년 후반에 들어맞은 경영위기. 돌파구를 찾아야 했고, 인터넷 동영상으로 본 적 있던 건기 장치 하나가 그를 건기 제조사업자로 바꿔놓았다. 그는 8개국의 업체와 제품거래 협약을 진행중이다. 엔진을 키고 막 이륙을 한 배병철(39, 오른쪽 사진) 사장이 그 주인공.

배 사장은 지난 6월 (유)주현을 설립하고 굴삭기 어태치먼트‘틸트 로테이터(Tilt Rotator, 제품명 TR-60, 이하 틸트)’를 출시했다. 버켓이나 어태치먼트를 좌우 40도로 꺾이도록 해 작업 효율을 올리고 더불어 360도 회전되도록 해 작업 제약을 크게 줄였다.

버켓이 좌우로 꺾이고 회전이 가능하다 보니 터파기 때 좌우 외각 작업이 쉽고, 법면(도로나 철도를 설치하기 위해 밑바닥부터 도로나 철도 이용부분까지 흙 등으로 쌓은 경사진 부분) 작업을 할 때도 본체를 이동하지 않고 제자리에서 할 수 있는 장점 등을 갖고 있다.

그는 틸트를 개발하며 많은 돈을 빌려썼다. 투자위험 때문에 처음엔 수입판매하려고 노력도 해봤다. 여건이 맞지 않았다. 혹시나 싶어 중국을 둘러봤지만, 제품이 있다곤 하는데 생산라인이 없어 그냥 돌아왔다. 결국 그가 내린 결론은 개발·생산.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그런 그를 보고 제조업계를 잘 아는 주위 사람이 말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성공을 자신했고 포기할 수 없었다. 건기대여업을 수십년 해오며 구매자의 욕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더욱 그랬다. 인터넷으로 처음 접했던 장치였는데,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기에 그렇다.

그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올 9월 틸트를 국내시장에 출시하고 예약판매를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분위기론 올해 안에 20여대는 판매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해외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수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다음은 배 사장과의 일문일답.

전주건기연 총무 3년 그만두고...

-대여업자에서 제조업자로 전직한 이력이 눈길을 끄는데?

△97년에 건기대여업을 시작했고, 그전에는 조종사를 했죠.. 대여업이 잘 돼 굴삭기 대수를 늘리고 덤프대여도 시작했습니다. 작게나마 건설업도 같이 했고요. 전주에 2000년대 중반 굴삭기대여사업자단체가 생겼고, 초대 총무직을 맡아 3년 정도 일하기도 했죠.

전주건기연 활동을 하며 ‘8시간작업’과 ‘적정임대가’ 요구를 관철하는 활동을 했고, 연합회는 탄력을 받아 조직이 커갔죠. 하지만 이권이 개입되고 이해관계가 얽히며, 임원활동을 하는 저에게 일부 회원들이 오해를 했습니다. 저는 결백을 입증하려고 굴삭기를 다 처분하고 덤프와 건설사만 남겼고 단체에서도 탈퇴했습니다. 이후 덤프대여는 물론이고 건설업도 악화됐습니다. 

-변신하게 된 계기라도 있는지?△건기대여업과 건설업 모두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습니다. 벌어먹고 살아야 했으니까요. 그 때 불현듯 7~8년전 인터넷 동영상매체인 ‘유투브’에서 접한 굴삭기 어태치먼트가 떠올랐습니다. 그런 장치가 있다는 데 놀랐고, 우리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거다’싶었습니다. 수십년 직접 굴삭기 조종을 해온 사람으로서 그 장치의 효용성이 크다는 판단을 했던 겁니다. 그 생각이 사업으로 이뤄진 것이라 할 수 있지요. 오랜 조종경력으로 그 활용성은 인정하지만 그걸 개발하기엔 무리였죠. 그래서 수입판매를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수입판매가 아닌 생산개발로 이어진 이유는?

△수입판매를 위해 우선 제가 동영상에서 본 해외업체에 메일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막연히e-메일로 대화를 나누다보면 뭔가 되겠지 생각했습니다. 영어로 메일을 보내야 하는데 제 능력으로 안되니 중소기업청을 찾아 도움을 요청했죠. 그렇게 영문 e-메일을 미국에 있는 업체(헬락, Helac)에 전송했습니다.

그런데 몇 개월간 답장이 없더군요. 다시 e-메일을 보냈더니, 얼마 후 “수출을 하지 않는다”는 회신을 했던군요. 첫 시도는 실패였습니다. 유럽 여러 업체에도 e-메일을 보냈습니다. 대부분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한 업체가 응답해 견적서를 받아봤습니다.

그런데 가격이 굴삭기 한 대 값에 가깝더라고요. 이건 아니다 싶어, 스웨덴의 또 다른 업체와 연결해봤는데, 역시 한해 100대 판매를 조건으로 거래를 하겠다고 하더군요. 가격도 비싼데 1년에 100대 판다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개발·생산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내몰렸죠. 하지만 주위에서 크게 반대를 하더라고요. 건기제조업계에서 일하는 동네 선배에게 말했더니 극구 말리구요. 그래서 중국으로 날아갔습니다. 혹시라도 제가 찾는 장치가 있을까 싶어서요. 가까스로 업체를 찾았습니다. 생산라인을 보자고 했더니 안보여주더라고요. 믿음이 안가 그냥 돌아왔습니다. 그리곤 개발을 다짐했죠.

8년전 본 유투브 동영상에 끌려

-제조·개발 기술이 없는데 어떻게?

△악바리 근성을 발휘했습니다. 국내외 인터넷 사이트를 뒤지며 관련 자료를 찾아다녔죠. 악착같이 덤비니 여기저기서 자료가 검색되더라고요. 원리부터 도면까지 제법 많은 정보를 얻었고, 이를 샅샅이 살폈습니다. 그리고 수산중공업에서 수십년간 근무하던 동네 형님을 구슬러 관련 기술과 제도·법규 등을 알아냈고요.

지금 생각해도 그 열정과 의지가 어디서 나왔는지, 내 스스로도 기특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모든 걸 걸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물러날 곳 없는 마지막, 그게 힘의 원천이 된 거죠.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거쳤습니다. 부정확한 정보가 너무 많아서요. 고급기술이 필요한 기어(Gear), 하우징(Housing), 실린더(Cylinder), 유압시스템은 국내 유명업체를 찾아다니며 계획을 밝히고 계약을 했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자금마련이죠. 기술개발에 3억원 정도 투입했는데, 대부분이 은행에서 대출하고 여기저기지인에게서 빌린 돈입니다. 정부나 지자체가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금융이 있다는데, 그때는 그걸 몰랐습니다. 혹, 알았다 하더라도 쉽게 지원받지 못했을 겁니다. 저처럼 의지만 가진 사업자에게 쉽게 지원했겠습니까?

돈도 기술도 없는데, 빚을 내 뭔지 모르는 사업을 한다니, 아내의 반대도 상당했습니다. 지금이니까 아내가 졸였던 마음을 조심스레 풀고 있지만, 완강하게 버틸 땐 정말 여러모로 힘들었습니다. 아내가 유치원 교사인데 맞벌이로 가정을 꾸리고 있거든요.

 
-제품을 설명해 주세요.

△틸트는 공육굴삭기에 장착 가능한 장치입니다. 버켓이나 어태치먼트를 좌우 40도씩 기울일 수 있도록 해, 법면(경사로) 작업이 수월할 뿐 아니라 불필요한 이동을 줄여 연비와 작업효율을 높였습니다. 터파기 때도 가장자리를 좌우로 꺾어 쉽게 파낼 수 있죠. 굴삭기 차제가 경사로에 있다 하더라도 버켓 각도를 바꿀 수 있어 평탄화 작업이 가능합니다. 또 360도 회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울기와 회전을 이용해 장소제약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틸트는 집게기능도 가지고 있어 조경작업시 직경 60~70cm 돌이나 나무를 집을 수 있습니다. 소재품질도 고급으로 썼습니다. 기어의 경우 가격이 높은 고려황동과 탄소합금강으로 만들어 내구성을 높였고, 하우징은 인장력이 좋은 주강으로 만들었습니다.

틸트와 함께 구매 가능한 전용 버켓의 경우, 높이와 용량은 줄이고 폭을 넓혀 틸트와 함께 다지기나 터파기 등에 용이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조종사에겐 작업이 쉬운 장점이, 대여업자에겐 불필요한 이동을 줄여 굴삭기의 수명을 늘리고 연비를 높이는 동시에 사업 경쟁력을 갖추는 장점이 보장되는 것이죠. 자체 조사결과, 틸트 장착여부에 따른 작업효율을 최대 40%가까이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국내서 연내 20여개 판매될 듯

-현재 시장 반응은?

△지난달 시장에 출시했는데 국내서는 예약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 막 시작해 실적이랄 것도 없지만, 올해 안에 20여대는 팔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해외서는 8개국의 업체가 관심을 보기고 있습니다. 중국, 일본, 호주, 쿠웨이트, 터키, 콜롬비아, 캐나다 업체와 논의 중입니다.이중 일부 업체와는 제작사이즈, 납품방법, 대금지급 방법 등을 협의 중입니다.

지금은 보편화 돼 있는 굴삭기 링크의 경우도 처음 시장에 나왔을 때 효용성 논란이 일었죠. ‘별로’라는 주장과, ‘편리하다’는 의견이 갈렸죠. 틸트도 그런 과정을 거치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그때보단 기간이 길진 않으리라 봅니다. 이젠 개성을 중시는 제품들이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이죠. 편리성과 특수성을 부각한 제품인 만큼, 소비자들이 늘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내년 2월에는 공삼굴삭기용 틸트가 출시될 예정입니다.

-각오 한마디 하자면?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사업을 벌여나갈 겁니다. 소비자 입장을 최우선으로 놓고 기술개발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겁니다. 고정관념이 아닌 혁신적 사고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겠습니다. 이를 통해 유럽과 미국 등 선진 건기제조 기술을 반드시 따라 잡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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