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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기사업 재평가계기,부실청산이 걸림돌"
[기획] 현대건설기계 분사, 현대중공업 1일 6개 법인으로 분리
 
건설기계신문   기사입력  2017/05/01 [13:27]

매출 1조8519억원 ‘건기 빅3’ 형성
신흥시장 수출 강점 되살릴지 관건

 
현대건기가 현대중공업에서 독립했다. 현중은 조선·해양·엔진은 유지하고, 전기전자·건기·로봇·그린에너지·글로벌선박 등을 분사한 것. “조선에 가려 빛을 못 보던 건기사업이 재평가 받을 것”이란 긍정평가와 “부실 중국법인 청산으로 홀로서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본지가 분사 배경과 미래를 전망해 본다.

 
△현대건설기계 분사=현대중공업(이하 현중)은 지난 1일 전기·전자사업은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건설기계는 현대건설기계, 로봇은 현대로보틱스로 분리했다. 지난해 12월 분사한 현중그린에너지(태양광)와 현대글로벌서비스(선박 서비스)까지 합치면 현중은 6개 법인체로 바뀐 것. 현중 주식은 5월 9일까지 거래가 정지되며, 신설회사의 주식은 이튿날인 10일부터 거래할 수 있다.

현대건설기계(사장 공기영, 이하 현대건기)의 본사는 서울 종로 계동사옥. 현중 재정부(재무)와 홍보·대관 인력이 근무 중인 곳이다. 연구개발(R&D)과 영업부 직원은 성남 백현지구 일대에 2020년까지 완공예정인 ‘현중 통합R&D센터’로 갈 전망이다. 그 전에는 부지 근처에 임시사무실을 만들어 상주한다. 제조공장은 울산에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중의 한 관계자는 “아직 인원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대건기는 29.2조원의 현중 자산 중 1.6조원(4.7%)을 분할 받는다. 현중은 사업분할 배경으로 “지난 40여년 간 조선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했지만 건기 등의 제품 양산·수주 기반을 조선과 동일시해 상당한 비효율이 발생했다”며 “특성에 맞는 독립 경영체제를 확립해 각 사업 수익성·재무건전성을 극대화하고, 경쟁력을 향상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중은 독립분할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 임시 주총 때 93%의 압도적 찬성으로 분리확정된 것도 이를 반영한 것. 국내 주요 연기금과 기관 투자자들도 대거 찬성표를 던졌다. 전체의 15%를 차지하는 외국주주 역시 찬성했다.

현대건기도 분할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현중의 부채율은 106.1%. 분할 뒤 부채율은 95.6%로 떨어졌다. 삼성중공업이 217.5%(2016년 9월 기준)의 부채율을 보이고 있는 것과 대조적. 현대건기는 순자산 7천억원과 9천억원의 부채(7천억원 차입금)로 부채비율은 123.2%다.

현대건기는 무엇보다 건기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개별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을 연구개발 등으로 재투자해 건기중심의 사업체계로 전화할 수 있으리라 보는 것. 독립경영체계를 바탕으로 신사업에 적극 진출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 주력 굴삭기 판매 라인업 개발과 ICT(정보통신기술) 기반 서비스·솔루션 개발 등에 중점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건기의 독립·분할에 염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시작부터 부실법인 청산 부담에 직면했기 때문. 현중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법인 현중기계유한공사(이하 산동법인)와 북경현대경성공정기계유한공사(이하 북경법인) 공장가동률은 0%였다. 두 법인은 굴삭기·휠로더·지게차 등을 현지에서 제조 판매하는 기업. 이들 2개와 또 하나 중국의 강소법인, 그리고 미국·유럽·인도·브라질 법인 등 총 7개가 현대건기로 편입됐다.

지난해 7개 해외법인 매출 중 산동·북경 법인 비중은 3.8%. 전체 당기순손실의 83%를 차지했다. 분사 전 현중 내 대표적 부실 법인으로 꼽혔다. 2015년부터 청산절차를 밟고 있지만 지지부진하다. 공장 설비를 처분하지 못해서다. 인력은 최소 20명만 남기고 정리했다. 그래서 가동률이 0%로 잡힌 것이다.

산동·북경 법인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844억원. 2015년 785억원 늘었다. 현중 한 관계자는 “언제 완료될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각각 1조6400억원, 6600억원을 기록한 현중에 비해 규모가 작은 현대건기가 받을 타격이 상대적으로 커 우려를 자아낸다.

 
“수익 R&D재투자로 경쟁력강화”

 
경영권 승계 논란도 과제다. 현중 주식 10.15%를 가진 최대주주 정몽준 아산나눔재단 이사장은 현대건기를 비롯한 4개사 지분을 각각 13.37%씩 보유하게 됐다. 의결권이 없던 현중 자사주가 회사분할로 의결권을 갖게 됐기 때문. 아들 정기선 전무를 비롯한 경영진지분과 현대미포조선·아산사회복지재단·아산나눔재단 지분을 더하면 총 34.69%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현중 지분 21.32% 보다 지배력이 1.6배 커진 셈.

개별 주주들은 회사 분할비에 따라 주식을 나눠 갖는다. 현중 주식 100주를 가지고 있다면 현중 74주(74.5%), 현대로보틱스 15주(15.8%), 현대일렉 4주(4.8%), 현대건설기계 4주(4.7%)로 배분된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따른 최대주주의 지분강화가 어떻게든 경영권 승계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는 셈.

고용승계도 불안 요소로 남아있다. 회사측은 고용·근로조건을 100% 승계하겠다고 했지만, 사업장 통폐합·분리 등으로 노동자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타 사업장 이동 인원은 건기 250여명(판교), 전기전자 40여명(판교), 글로벌서비스 180여명(부산), 로보틱스 180여명(대구) 등 650여명 선. 서울 해양·플랜트엔지니어링센터와 군산조선소에서 울산조선소로 이동하는 인원은 1020명. 이에 노조는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의견을 밝혔다.

△현대건기의 역사=현대건기는 1987년 현대중장비로 출범해 1993년 현중에 합병된 지 24년만에 새 출발에 하게 됐다. 지난해 1조8519억원의 매출액으로 기록했으며 1283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지난해 매출에선 중대형굴삭기가 51%, 지게차가 21%, 휠로더가 9%, 부품·기타가가 11%, 소형굴삭기가 9%를 차지했다.

 

88년 중형굴삭기 고유모델을 개발했으며, 90년에는 휠로더 자체개발과 유럽수출을 시작했다. 96년 중국 상주공장을 준공하고, 02년에는 북경합자사를 설립, 중국 투자를 늘렸다. 07년 인도법인을, 11년 두바이부품센터를 설립했다. 15년에는 생산 50만대를 돌파했다. 90년 매출은 1천억원에 불과했지만 26년 뒤 18배나 성장했다. 생산누계로는 90년 8천대였지만, 지난해에는 54만대로 68배가 늘었다.

문제는 2013년 이후 건기사업부 매출과 이익이 줄고 있는 점이다. 2013년 2조7230억원으로 최대 매출을 찍은 뒤 2014년 2조2146억원, 2015년 1조844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2013년 1658억원(영업이익률 6.1%), 2014년 432억원(2.0%), 2015년 293억원(1.6%)으로 내리막 추세.

아픈 경험도 했다. 미국 커민스와 각각 6600만달러(지분 50%씩)를 투자해 2012년 10월 설립한 현대커민스엔진이 2015년 10월 부진으로 문을 닫은 것. 20~30%대의 가동률을 보이며 2013년 매출 253억원에 영업손실 172억원과 순손실 185억원, 2014년 상반기 매출 223억원에 영업손실 46억원과 순손실 909억원의 적자를 봤다.

현대건기는 굴삭기·로더·지게차 등 국내 건기시장에서 두산인프라코어·볼보건기코리아와 ‘빅3’ 체제를 이루고 있다. 내수를 보면, 굴삭기의 경우 지난해 7713대가 팔렸는데, 두산인프라가 3260대(점유율 42%)로 1위, 볼보건기가 2379대(31%) 2위, 현대건기 2062대(27%)로 3위다.

로더의 경우, 현대건기가 170대를 팔아 시장점유율 41%를 확보하며 1위에 올랐다. 두산인프라는 160대(38%), 바우컴퍼니는 81대(19%)로 뒤를 이었다. 지게차에서는, 두산이 5239대를 팔아 시장의 57%를 차지했고, 현대건기는 3123대(34%)로 2위, 클라크는 797대(9%)로 3위를 나타냈다.

 
경영권승계·고용불안 논란 잡아야

 
이처럼 현대건기는 국내 시장에서 로더를 제외하고 모두 두산에 밀렸다. 하지만 매출의 70%를 수출이 차지하는 이 회사가 해외시장에서는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주력인 중대형 굴삭기는 지난해 세계시장 점유율 7.2%를 달성했다. 인도에서는 전년비 45% 성장한 2600대의 판매를 기록, 시장점유율 2위를 이뤘다. 인도는 글로벌경기 침체에도 2014년 이후 연 7% 이상의 경제성장을 기록 중. 향후 시장 확대 가능성이 높다. 현대건기는 인도(16%)뿐 아니라 러시아(15%), 브라질(22%), 베트남(26%) 등 시장점유율을 확보, 신흥시장에서 경쟁력을 자신하고 있다.

반면 중국시장에서는 점유율이 지속 하락, 지난해 2.6%에 그쳐 두산인프라코어(7.4%)에 밀리는 등 고전하고 있다. 중국의 건기수요는 지난해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건기는 판매망 확대, 금융지원 개선, 제품 경쟁력 강화 등으로 중국에서의 시장 점유율을 회복할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건기 비전 및 계획=현대건기는 앞으로 5년 동안 6600억원을 R&D센터 건립, ICT 기술개발, 기술설계역량강화 등에 투자, 2021년 매출을 5조원대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공기영 대표는 최근 기업설명회(IR)에서 “선제적 해외시장 진출 덕분에 신흥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신흥시장에서 경쟁사와 차별화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현대건기는 3대 사업전략 중 우선 설계개선을 통한 구매절감과 OEM확대를 통한 생산합리화로 원가를 10% 절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부품 표준화·공용화로 재료비를 7% 줄이고, 기존 15%던 OEM생산비율을 45%로 확대해 생산비용을 3% 절감한다는 것. 지난해에도 원가·품질 향상을 위해 부품업체수를 52% 줄이고 평균원가는 16% 줄였다. 부품모듈화로 조립비를 43%, 물류비도 54% 줄였다.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통한 품질 확보 전략도 내세웠다. 설비 최적화, 통합 네트워크, 지식경영 생산체계를 구축해 품질을 향상시키겠다는 계획. 2020년까지 완공할 ‘현중그룹 통합R&D센터’가 그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2021년까지 신흥시장 매출을 2조원까지 올릴 계획도 세웠다. 인도의 경우 맞춤형 모델로 경쟁력을 제고할 방침이며, 중동·아프리카는 권역별 생산공장을 활용해 경제형 모델을 공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지딜러 대형화 및 차별적 인센티브로 매출을 늘리고 R&D센터 운영을 통한 우수기술자 유치 및 현지화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중국의 경우 영업네트워크를 재정비하고 전략모델을 출시할 방침이다. 기존 영업망 8개 외 16개 영업망을 개발했으며, 6개를 추가 개발중이다. 서부에선 52톤급 굴삭기를 출시해 광산투자확대에 대응하고, 지게차·소형굴삭기 신모델을 기반으로 동부 물류지역 매출 확대를 추진한다.

선진시장에는 소형건기 진출을 꾀한다. 지난해 9월 유럽 CNHI(CNH인더스트리얼)와 계약을 체결했는데, 올부터 본격적 출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기가 CNHI 브랜드 ‘케이스’나 ‘뉴홀랜드’를 달고 판매되는 것이다. 5~6톤급은 완성건기를 공급하는 OEM방식으로, 1~4톤급은 부품을 공급해 CNHI가 조립생산하는 라이선스 방식을 택했다. 제휴 기간은 2026년까지.

 
스마트·소형 건기로 확대 ‘시동’

 
현대건기는 제휴를 통해 선진시장 소형건기 판매가 현재의 두배인 연 9000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CNHI는 1200여개 딜러를 보유 중이며 미국·유럽 판매망이 튼튼한 것으로 유명하다.

미래사업도 준비한다. 단순 판매를 넘어 기술기반 역량을 강화한다는 의지. ICT기술 적용이 핵심이다. 2002년 개발해 2008년 적용한 하이메이트(HI-MATE)를 확대한다. 위성과 모바일 통신망을 활용해 건기의 가동상태와 위치 등을 실시간 확인하고 관련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시스템. 현재 1만2천대가 장착하고 있다.

곧 출시될 하이메이트2.0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앱)으로 건기의 엔진과 공조장치 등을 제어할 수 있다. 탑승하지 않고도 건기를 가동시키고 실내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 겨울철 장비 예열 소요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앱을 통해 연료잔량, 가동률, 부품 교환주기 등의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한 것도 2.0의 특징이다. 무선 업데이트 기능도 추가됐으며 향후 빅데이터를 활용한 예방진단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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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5/01 [13:27]  최종편집: ⓒ kungi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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