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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가인상 마찰 피하려면 '고시제' 불가피
[기획] 이윤 뺀 원가에도 못 미치는 건기임대료 그 적정선은?
 
건설기계신문   기사입력  2017/05/19 [17:35]
수도권·영호남 홍보 캠페인 봇물
대선공간 활용 정책공약 주문도 


건기대여업계가 권장단가 인상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임대료가 물가 오름에 크게 뒤지는 데다, 공급과잉·일감부족으로 사업이 위기에 처함에 따라 건설업계에 최소한의 임대료를 호소하고 있는 것. 지역·단체별 캠페인을 벌이지만 여의치 않다. 업계는 정찰제·고시제·표준요율제 등 적정임대료 확보 노력도 함께하고 있다. 본지가 그 현장을 들여다봤다.

△권장단가 인상 캠페인=건기임대료 권장단가 인상 목소리는 수도권에서 먼저 터져 나왔다. 전건연 서울연(회장 문성진) 산하 9개 규격협 회원 480여명은 3월 27일부터 사흘간 홍보활동을 벌였다. 28일에는 청량리역 광장에서 120여명이 참여한 결의대회를 열었고, 서울시와 산하 공공공사를 찾아 권장단가 인상을 홍보했다.

서울자굴협(회장 김종열)은 15개 지회 참여로 방송차를 이용 현장을 돌며 캠페인을 벌였고, 서울경기인천10굴삭기협회(회장 박영진) 역시 건설현장을 다니며 홍보활동을 벌였다. 민노와 한노도 공동보조를 맞췄으며, 비회원도 상당수 동참했다고 서울연 관계자는 밝혔다.

경기·인천 연합회도 같은 홍보 활동을 벌였다. 전건연 경기연(회장 최창섭) 산하 20여개 시군연은 3월 31일 하루 휴업하고 건설현장 홍보활동을 벌였다. 서부권에서 8개, 북부권에서 7개, 남부권에서 4개, 동부권에서 3개 지역이 참여했다. 의정부의 한 건설사는 이들 활동을 경찰에 신고해 마찰을 빚기도 했다. 앞선 21일에는 안산 송산화력발전소 발주처인 수자원공사 송산건설단 시화사업본부를 찾아 14개 하도급사 대표와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전건연 인천연(회장 박창근)도 3월 28일 대의원대회를 열고 권장단가 인상 홍보활동을 주요 공사현장에서 벌이기로 결정했다. 앞선 24~25일에는 사업자대표와 실장 50여명이 참여하는 간담회를 두 차례(북부 남부 나눠) 열고 결의를 모았다.

다른 광역단체도 권장단가 인상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부산연(회장 김형부)은 2월 임원 및 규격(기종) 단체 대표 20여명의 참여 속에 관련논의를 했다. 같은 달 24일에는 부산, 창원, 김해, 밀양, 양산 연합회 대표가 모임을 갖고 부산권 공감대를 넓혔다. 울산연(회장 권영국)은 7월부터 나설 계획이다. 전북연(회장 박명열)도 3월 1/4분기 정기이사회를 열고 권장단가를 논의했다.

건기대여단체들의 권장단가 인상(요구)안을 보면, 대략 5~10만원선.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06㎥자주식굴삭기의 경우 하루 55만원의 임대료를 60~65만원선으로, 10㎥궤도 굴삭기의 경우 월임대료 850만원에서 950~1천만원선으로 요구하고 있다.

△왜, 권장단가 인상인가?=건기임대료가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국토연구원(국책연구)이 지난해 7월 공개한 ‘건기 수급조절정책 개선방안’에 따르면, 굴삭기의 임대단가는 2002년 18.92% 증가 후(31만원→37만원) 변동이 거의 없다 2011년 19.58%(41만원→50만원) 증가 뒤 미세조정 상태를 보이고 있다.

덤프트럭 역시 2011년 43만원(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던 하루 임대료는 2014년 45만원으로 거의 변동이 없다. 현재 전 규격 평균 임대료가 52만원인데 2019년까지도 바뀌지 않을 예정. 기중기(350만원), 콘크리트믹서(39만원), 펌프카(150만원)도 별반 다르지 않다.

임대료는 멈췄는데, 건기가동률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대한건설기계협회(회장 전기호) 조사결과(7기종), 1997년 67%에서 2010년 46%, 2015년 40%까지 떨어졌다. 이병기 전국건설기계연합회(회장 이주성) 사무총장은 “자체조사 결과, 1년 100~150일 정도 작업을 한다”며 “30%대 가동률인데, 사업을 유지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말했다.

 
‘밑지는’ 대여료, 사업중단 위기

 
한 달에 열흘 일하는 수준이라면, 06㎥ 자주식굴삭기(하루 대여료 55만여원) 월매출은 550만원선. 유류비 170만원(25%), 제세공과금·보험료 30만원, 소모품비 25만원(타이어 포함 연 500만원), 그리고 정비비·세금·감가상각을 빼면 순익은 매출의 30~40%인 200~250만원.
▲수년간 제자리인 건기임대료. 초과공급에 따른 ‘제살깎기식’ 출혈경쟁으로 덤핑 거래도 난문한 상태다. 저단가 임대료는 건기대여업자들의 가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건기대여업자는 자녀 학비를 위해 건기를 내놓을 생각이라고.     © 건설기계신문

반면 비용과 지출은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12년 1억3천이던 굴삭기(10규격)가 올해 1억7천만으로 인상됐다. 1만원이던 부속품도 1만4천원, 10만원 정비비는 출장비만 15만원으로, 대리조종사 임금은 12만원에서 22만원으로 5년새 급증했다. 최창섭 경기연 회장은 “건기임대료는 수년째 제자리걸음이고 출혈경쟁으로 오히려 떨어지기도 한다”며 “이대로 가다간 대여업자 대부분이 고꾸라지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덤프도 유사하다. 건설노조에 따르면, 15톤 덤프 대여료가 하루 40만원(25톤은 55만원). 절반은 유류비로 지출된다. 관리비·정비비·소모품비를 빼면 20~30%가 순익. 하루 10만원이 채 안 된다. 한 달 20일을 꼬박 일한다고 해도 200만원을 버는 게 고작이다. 할부(캐피탈)로 샀다면, 순수입은 다시 그 절반.

지게차나 믹서트럭은 더 심각하다. ‘2979지게차연합회’가 회원 상대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시간당 대여료는 4만원~4만5천원. 월매출 300~600만원이 55%, 300만원 이하도 21%나 됐다. 유류비·관리유지비·소모품·정비비 등을 빼면 역시 월 200만원 대 수익. 믹서트럭의 경우 한번 운송에 3만5천원의 대여료를 받으며 월평균 85회 운송(건설경제연구소(민간연구소) 설문조사)을 한다. 설문대상의 68.3%가 경비를 제한 연 순수익을 1천만~3천만원 사이로 벌고 있었다. 평균 연 수입을 추산하니 1919만원에 불과했다.

△표준품셈보다 적은 임대료=관급공사의 공사원가는 ‘국가계약에 관한 법률’과 ‘회계예규 원가계산 예정가격작성준칙’에 근거해 산출된다. 그 안에는 건기경비가 들어있는데, 이는 ‘표준품셈’으로 산출한다.

표준품셈 건기경비(시간당)는 재료비(경유와 잡유)와 노무비 그리고 경비(기계손료+4대보험)의 합. 표준품셈은 한국기술연구원이 산출, 국토부가 고시한다. 올 1월 고시된 06자주식굴삭기의 경우, 재료비 1만7535원과 노무비 3만911원, 그리고 2만1801원의 경비를 합해 7만247원이 나온다. 8시간 기준 56만2000원이다. 10궤도는 67만112원.

표준품셈은 순수 공사경비일 뿐, 일반관리비와 이윤이 빠져 있다. 따라서 적정대여료에는 일반관리비(최고 6%)와 이윤(최고 15%)을 추가해야 한다. ‘국가계약법’이나 ‘예정가격준칙’의 공사 예정가격에는 재료비·노무비·경비 외에 일반관리비와 이윤이 포함돼 있다. 발주자는 이 예정가격을 기준으로 공사계약을 체결한다. 이 규정에 따라 일반관리비와 이윤을 표준품셈에 적용(15%)하면, 06자주식굴삭기 하루임대료는 70만, 10궤도는 82만원이 된다.

그런데 현재 거래되는 건기임대료는 국가계약법에 따른 예정가격은 커녕 순경비(이윤과 일반관리비가 빠진)인 표준품셈보다도 적다. ‘밑지는’ 장사를 하는 셈. 현재 06자주식굴삭기 기존(인상요구 전) 하루 권장단가는 55만원, 10궤도는 40만원(유류비 불포함). 표준품셈 보다 적다.

이밖에 15톤 덤프의 경우 표준품셈은 60만원, 국가계약법상 가격은 70만원, 실거래가는 50만원이었다. △콘크리트믹서트럭 6㎥도 표준품셈 60만원, 국가계약법상 70원, 실유통가 40만원 등이었다.

 
‘덤핑, 나만 살겠다’ 인식 바꿔야

 
△권장단가 인상, 대여업계 논란=적정임대료는 고사하고 권장단가를 최소한이라도 인상하자는 주장에도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논리는 두 가지. 먼저, 권장단가 인상이 일감확보를 어렵게 한다는 불평이다. 낮은 단가로 출혈경쟁을 마다않는 이들의 목소리다.

두 번째는 단체 및 비회원간 그리고 사업규모 등의 각기 다른 특성에서 오는 의견 충돌이다. 자율 시장체제 특성상 단가를 모든 사업자가 동일하게 받을 수 없다는 논리에서 출발 한 것인데, 단가를 인상하는 쪽이 단가를 인상하지 않은 단체나 지역 그리고 비회원들에 비해 일감확보에서 불리해 질 수 있는 걱정을 앞세운 것이다.

수도권의 한 건기단체 회장은 “건기 권장단가 결정에 대해 회원들이나 타지역 단체장들이 매우 민감해 한다”며 “‘뜨거운 감자’처럼 배가 고프지만 덥석 깨물 수 없는 조심스러운 사안”이라고 토로했다.

△권장단가 인상, 건설업계 반발=권장단가 인상에 대해 건설업계는 불만을 토로한다. 고정된 공사비에 대여료를 인상하면 비용지출이 많아지기 때문. 고정된 설계단가에 임대료 인상분을 반영할 수 없다는 게 하도급사의 주장. 인상분을 하도급사가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불만이다.

경유비 하락도 권장단가 인상을 반대하는 이유. 서울의 한 전문건설업체 관계자는 “건기임대료가 55만원일 때 유가하락 이전에는 원도급사가 유류비를 25만원으로 책정·지불했는데, 유가하락 이후에는 15만원으로 지급하고 있다”며 “유류비가 떨어졌음에도 임대료는 그대로여서 차액 부담을 우리가 떠안고 있다”고 말했다.

건기 임대료를 시간기준으로 책정하는 게 비효율적이란 주장도 나온다. 건기 조종사의 숙련에 따라 작업량이 크게 달라지기도 하고. 경기도의 한 건설사 직원은 “하루 정해진 작업량이 1000㎥라고 했을 때 이를 전부 수행하는 경우와 500㎥를 수행하는 경우가 있는데 모두 시간기준으로 같은 일대를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조종미숙 문제도 거론했다. “제대로 된 조종인력을 보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오히려 작업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경우라도 건기 임대료는 책정된 그대로 지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적정임대료 필요성=대여업계는 현실과 동떨어진 건기임대료를 적정 수준에 맞추려는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 건설사와 소모적 다툼을 줄이고 시장의 투명성을 위해 이른바 적정단가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후보자 공약에 반영하려는 목소리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자굴협은 3월 권장단가 인상 캠페인을 펼치면서 ‘정찰제’를 공공기관과 건설사에 요구했다. 협회가 정한 가격을 지역 내 건설현장에서 지급하도록 하자는 것. 김종열 서울자굴협회장은 “가격 차이에 따른 건설사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덤핑경쟁에 따른 대여업계의 피해를 줄이는데 정찰제 도입이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건설협회를 방문, 정찰제 필요성을 설명했고, 조만간 전문건설협회도 찾아가겠다고 밝혔다.

 
현장마찰 줄이고 시장안정 정책을

 
대여업계는 ‘고시제’ 또는 ‘표준요율제’도 정부와 건설업계에 요구중이다. 고시제는 정부가 건기시장의 적정임대료를 조사해 공표하도록 하는 제도다. 임차인이 최종적으로 건기업자에게 지급해야 할 대여료를 정부에 고시토록 하자는 것. 여기엔 건설노조가 앞장섰다. 2012년 12월 관련법안을 발의했지만 통과되지 않았다. 전건연도 같은 목소리다. 2014년 조달청과 도로·주택·수자원 공사 등에 건의했지만 무산됐다. 조달청과 수자원공사는 “표준품셈에 따라 건기임대료를 산출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도로공사는 “임대료는 당사자간 협의 사항”이라며 비켜갔다.

‘표준요율제’는 건기협회가 국토부에 요구중이다. 유가상승 등 원가를 반영한 최저운임에 적정 시장운임을 결정(정부 또는 민관협의) 고시토록 하자는 것. 황홍석 실장은 “건설업계가 반대하고 있다”며 “대여업계가 정부의 도움을 받아 통일된 목소리를 내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적정임대료 정책에 앞서 정리돼야 할 게 있다. 임대료에 대한 대여업계의 인식변화다. 제도를 만들어도 지키지 않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 최춘식 경남연 회장은 “동료를 경쟁자로 여기고 덤핑과 출혈경쟁을 일삼는 풍토에서 제도로만 임대료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뜻을 합쳐 어려움을 타개하려는 업계 공동 인식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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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5/19 [17:35]  최종편집: ⓒ kungi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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