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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관리·재생 일감, 새 먹을거리 급부상
[기획] 도시재생시대, 건기업은? 노후화 시설·건축 재활용 늘어
 
건설기계신문   기사입력  2017/08/18 [01:30]
국토개발 마무리 토목시장 쇠퇴, 재해복구·화재진압도 건기 영역

 
건설시장에 새 변화가 드리우고 있다. ‘도시재생’이 새 ‘먹을거리’로 급부상하고 있어서다. 토목건설 중심의 국토개발 위주 건설산업이 쇠퇴하며 대 전환기를 맞이했기 때문. 건기업계 역시 새 길을 찾아야 할 때다. 패러다임의 변화를 모색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기에 그렇다. 이에 본지가 도시재생시대의 정책을 들여다보고, 건기업계가 어떤 미래를 펼쳐야 할지를 모색해봤다.

 
△커가는 도시재생사업=우리나라 도시인구 비율은 90.6%(2015년 기준). 도시는 현대사회에서 삶의 터전이자 생활의 원천인 셈. 국토개발이 끝나가는 시점, 건설산업의 남은 ‘먹을거리’는 바로 국민 91%가 거주하는 도시의 기반시설 및 건물·주택 유지관리와 재생. 개발이 끝난 선진국의 국가적 과제가 모두 ‘도시재생’에 맞춰진 것도 그 때문.

도시재생(Urban Regeneration)은 재개발사업(Urban renewal)과는 다르다. 슬럼화하는 도시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노후시설을 철거하고 새로 구축하는 게 재개발이라면, 도시재생은 인프라를 최대한 살려 환경·경제·사회문화적으로 쇠퇴한 도시를 되살리는 개념이다.

도시재생사업은 국토개발사업이 마무리되며 새 이슈로 떠올랐고, 문재인 정부 들어 구체적 모습으로 드러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도시재생사업기획단’(이하 기획단)을 발족하고 향후 5년간 50조원(연 10조원)을 투입할 도시재생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올 하반기에 첫 사업대상을 선정하고 올해 안에 100여곳 이상의 사업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기획단은 국장급 단장 아래에 5개 과를 두며 44명의 공무원으로 구성됐다. 행자부·농림부의 파견인력을 받고, 일선 지자체와 LH·HUG(주택도시보증공사)·SH 등 공기업과 협력관계를 강화키로 했다. 김현미 국토장관은 20일 ‘건설의 날’ 기념식사에서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정부의 핵심과제로, 국비 등 공적 지원을 대폭 확대해 구도심과 노후 주거지의 주민 삶의 질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과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획단에 따르면, 도시재생사업은 매년 100곳씩 5년 동안 노후주거지 500곳의 주거환경을 개선한다. 주로 소규모 정비형태인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진행될 예정인데, 노후건축물이 밀집한 가로(도로)를 유지하면서 주변 주거환경을 개선하게 된다. 올 상반기에도 서울시는 17곳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진행 중이다.

도시재생에 투입될 예산은 연 10조원씩 총 50조원. 이명박 정부 때 추진하려했거나 했던 용산국제업무지구(약 31조원)나 4대강 사업(약 22조원)과 비교해도 규모가 더 크다. 이 때문에 예산확보는 물론 사업대상 선정 과정에서 국회나 자치단체에서 진통도 예상된다.

정부는 연간 10조원에 달하는 예산 중 2조원은 정부 재정, 3조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SH(서울주택도시공사) 사업비로, 나머지 5조원은 주택도시기금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토목공사 6년 감소중, 일본전례 따라

 
△건설시장 변화와 건기산업=건설시장의 변화는 하도급 사슬을 형성하는 건기산업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건설시장이 도시재생으로 재편되면, 건기대대여업계에서는 작업과 대여형태의 변화가, 건기제조업계에서는 생산제품의 변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대형 토목현장이 줄고 도심 내 리모델링을 위한 산발적 단기간 공사가 주요 일거리가 될 것이기 때문.

우선 건설시장의 축소와 대형 토목공사의 감소가 예상된다. 토목공사 투자 증감률(한국은행)은 6년 연속 감소중이다. 2010년 -6.2%, 2011년 -6%, 2012년 -3.6%, 그리고 지난해 -1.8%. GDP(국내총생산)대비 건설투자 규모도 1990년 25.1%에서 지난해 13.4%로 매년 줄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건설시장 축소를 예측하고 있다. 한국경제의 긴 불황, 선진국 발자취를 보고 내린 결론이다. 우리와 가장 유사한 일본에서 확인되고 있다.

일본의 공공 건설투자는 1985∼1990년 25조엔에서 1992∼1999년 30조∼35조엔으로 늘었다. 하지만 1999년부터 10년 연속 감소해 2008년 15조엔을 기록했다. 1990년대 후반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

건설사 부도도 증가했다. 일본 건설업체 경상이익률 추이를 보면, 1992년 3.2%였으나 부도가 급증한 2000∼2002년에는 1.3∼1.5%에 불과했다. 영세·중소 건설사가 타깃이 됐다. 1999년 60만개였던 건설사가 2011년 48만개로 줄었다. 건설취업자는 97년 685만명을 정점으로 2011년 27.4%가 준 497만명을 기록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의 한 연구원은 “시장 축소에 대응한 일본업체들의 생존노력을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하락세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선진국형인 L자형으로 바뀌어 일정한 투자 비중(11~9%)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2025년쯤 선진국형으로 진입할 전망. 개발이 완료되며 건설시장이 줄어들다 도시 관리·재생으로 시장을 현상유지하기에 선진국형이 건설투자 비중이 감소하지 않고 유지되는 특성을 보인다.

2020년 이후 한국의 건설투자 비중이 10%수준을 유지하려면 도시재생과 유지·보수 투자 활성화가 필수란 주장. 새 정부 들어 도시재생에 총력을 쏟는 것도 국내 건설시장의 체질을 건강하게 바꾸려는 노력인 셈이다.

일본에서도 1990년 이후 건설투자가 급감하던 때 도시재생과 유지보수 투자비중은 13~20%로 여타 선진국들에 비해 매우 낮았다. 1998년 유럽 건설시장이 도시재생 및 유지보수 투자비중을 35%(토목은 21%), 2001년 44%(토목은 14%)로 유지하던 것과 대조적이다. 일본 건설시장이 장기불황을 겪은 건 그 때문이다.

건설시장의 변화는 건기대여업의 전문화를 추동하고 대여형태 변화를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미국 등을 보면 건기대여(렌탈) 전문업체가 시장을 지배하는 것이 그 현상. 우리 건기대여시장은 영세 1인사업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전문건설협 소속)이 추정한 건기대여시장은 연 8조원대. 24만대(2017년 3월 기준)의 영업용 건기로 나누면 1대당 2천5백만원. 이른바 ‘자작’ 사업자가 버티기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5년 대여업 신규·폐업 현황’에 따르면, 신규는 감소하고 폐업은 급증하는 추세다. 반면 대형화 대여업체가 늘고 있다. 다기종의 건기를 여러대 보유한 전문업체가 지역별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런 업체는 주로 수도권에서 본부를 두고 있다.

실제 경기도에는 20개 기종·규격의 중소형 건기 70대를 보유한 업체가 있다. 간결한 대여계약, 안전서비스, 최저 대여가, 클린 정비 등을 내세워 홍보 중이다. 대리점도 모집 중. 오이겐 에게텐마이어 뮌헨국제박람회그룹 대표이사는 “독일의 경우 10여개의 대형 렌탈사와 40~50개 중간크기 렌탈사가 있다”며 “유럽의 인근 나라들이 엇비슷하다”고 본지와 인터뷰에 밝혔다.

△건기업 재편 시작됐다=건설경기 하락과 도시 재생·유지보수로 건설시장 전환이 예고되면서, 건기업계도 생존방법을 찾는 중이다.

일본에서는 소형굴삭기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연평균 10.7%씩 증가했으며, 미국의 경우 스키드스티어로더(밥캣 같은 소형 로더)가 건기판매의 30%를 차지하듯, 국내 건기시장도 선진국형 소형 건기판매가 느는 양상을 띠고 있다. 건설현장의 소형화과 관련이 깊다.

 

국내시장의 지난 5년간 규격별 판매량을 보면, 굴삭기와 덤프의 변화가 가장 뚜렷하다. 굴삭기의 경우, 2015년 판매된 7149대를 보면, 궤도형(비자주식)이 3998대, 타이어형(자주식)이 3151대였다. 궤도가 55.2%(휠 44.7%)를 차지했다. 5년 전인 2010년에는 궤도가 59.3%(6333대, 타이어는 40.6%로 4335대)를 차지한 것과 비교해보면 타이어 굴삭기 비중이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규격별로는 공삼(6톤급, 소형) 이하 굴삭기의 비중이 중대형보다 커졌다. 2010년에 4450대가 팔리며 전체의 41.7%를 차지하던 소형이 2015년에는 3683대로 전체의 51.5%로 늘어 과반을 점했다. 소형굴삭기의 비중이 5년새 10%이상 변화를 보인 것이다.

궤도 굴삭기로만 봐도, 소형(5톤·공삼급)과 대형(29톤·10급)의 경우 2010년 50.8%(3215대)와 28.2%(1788대)를 차지했지만, 2015년에는 65.8%(2630대)와 19.5%(778대)로 소형 증가세가 분명하다. 타이어형에서도 소형이 2010년 24.6%(1069대)에서 31.4%(988대)로 늘었다. 같은 기간 중형(14톤·공육급)은 66.9%(2900대)에서 61.2%(1928대)로 줄었다.

도시재생 수요가 커지며 융복합 특수건기의 수요가 커질 전망이다. 지난 5월 일산 킨텍스에서 신제품과 신기술을 선보인 ’국제건기전‘에서도 융복합 추세가 확연했다. 굴삭기에 로더를 접목하거나, 로더에 천공기를 융합한 새 기종들. 트럭이 지게차가 되고, 기중기가 타워크레인으로 변하는 식이다.

시장의 수요는 건기제조산업의 변화도 요구하고 있다. 최준묵 건설기계부품연구원 교육지원센터장은 “한국 건기제조산업이 2단계 질적 도약을 하려면 친환경·융복합 첨단기술을 가져야 한다”고 언급하고, “국내 건기제조시장이 15년 뒤 100조원대(현재 12조원)로 성장할 것”이라며 “융복합 원천기술을 갖춰야 하며, 업계와 정부의 선견지명과 투자가 어우러져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소형화·융복합, 제조·대여업 잘 봐야

 
△재해 예방·복구 건기 일거리=도시재생과 유지관리 외에도 재해·재난의 예방 및 복구가 건기시장 미래 일거리로 큰 비중을 차지 할 전망이다. 소방방재청 ‘통계연보’에 따르면, 2013년까지 10년간 발생한 자연재해 피해규모는 7조3199억원. 비 피해가 3조734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태풍 2조498억원, 폭설 1조3988억원, 풍랑 703억원, 강풍 662억원 등이었다. 인명피해는 사망 234명, 실종 48명, 부상 175명 등이다.

10년간 재해원인별 광역단체 피해상황을 보면, 태풍피해는 전남이 683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경남이 2949억원, 경북이 2788억원이었다. 가장 큰 태풍피해는 2006년 7월 제3호 태풍 ‘에위니아’. 7개 시도 39개 시군에 1조8344억원의 재산피해를 입혔다. 62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으며 피해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기도 했다.

호우피해는 강원이 1조5955억원으로 전체 피해액의 절반에 육박했다. 경기 5523억원, 전북 4091억원, 경남 3896억원 순다. 대설피해는 강원이 4982억원으로 가장 컸고, 충남이 386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강풍피해와 풍랑피해는 충남이 147억원과 40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피해복구비는 피해액의 2배에 다다랐다.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중앙·지방 정부 지출 복구액은 15조1437억원. 강원도가 3조7697억원로 가장 컸고, 2조905억원을 지출한 전남이 두 번째. 호우피해 복구액이 8조8499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올해에도 지난달 15일 충북 청주가 시간당 91㎜, 일일 강우량 300㎜의 기록적인 폭우 피해를 입었다. 인명피해 6명, 공공시설 파괴와 주택·공장·상가·농경지 침수 510건을 기록했다. 이 처참한 피해 현장에 희망을 보여준 건 바로 건기였다. 유실된 하천·제방·다리를 복구하고 수해 부유물을 수거하는 복구작업은 건기가 투입돼야 가능함을 보여줬다.

화재현장에도 건기가 사용된다. 지난 달 21일 경남 사천시 축동면 소재 한 폐목재업체 야적장에서 불이 발생, 화재진압에 건기가 활용됐다. 때문에 지역 소방서들은 건기대여단체들과 협약을 맺고 화재진압에 건기업계의 도움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거창군 웅양면 한 주택화재 현장에 전건연 거창협(회장 이영진) 굴삭기가 투입됐다. 거창소방서 한 관계자는 “소방서 인력·장비만으로는 힘든 화재현장에 건기가 투입돼 큰 힘이 되고 있다”며 “건설현장의 피곤함을 무릅쓰고 신속히 달려와 화재진압을 도와주는 건기업자들에게 고맙다”고 밝혔다. 거창협은 거창소방서와 화재진압 협력 양해각서를 맺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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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8/18 [01:30]  최종편집: ⓒ kungi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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