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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임금·화물 적정단가, 건기대료 언제?
[기획] 영세업자 보호 취지 여러분야 시행, 유사·관련업 제도화와 대조
 
건설기계신문   기사입력  2017/12/29 [13:46]
공급과잉과 과열경쟁 피해심각
굴삭기·덤프 월수익 2백만원대
 
“공사현장이 생기면 사무실을 찾죠. 일을 따보려고 임대료를 싸게 제시합니다. 경쟁을 뚫어야 하니까요.” 한 건기대여업자의 말이다. 덤핑 외 뒷돈과 술대접 로비도 이뤄진다. 적게는 몇십만원, 많게는 몇백만원. “사업하려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또 다른 건기대여업자는 이렇게 말한다. “공사장에 가림막이 쳐지면 임대계약이 완료됐다는 의미죠. 그런데도 찾는 업자들이 수두룩해요. 가보면 이미 다녀간 업자들 명함이 쌓여있죠. 혹시나 싶어 부탁을 해보죠.”

임대료 덤핑·로비에는 렌탈업자들도 끼어든다. 조종사 없이 건기만을 임대하는 대여사업자다. 한두대로 대여사업(조종사 겸)을 하는 일반적 대여업자와는 시작부터 다르다. ‘회전율’을 최대화해야기에 임대료가 싸다. 덤핑으로 시장질서를 흐트린다는 업계 비난을 사고 있다.

건기업자들의 사업여건이 날로 악화하고 있다. 공급과잉에 가동률 저하가 원인인데, 사업붕괴로 이어지는 실정. 적정(표준) 단가로 해결해가는 건설·운송업계를 보며 적정(고시)임대료 목소리를 내보지만 정책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이에 본지가 연관·유사 업계의 사례와 건기업계의 목소리, 그리고 해결책을 모색해 봤다.

 
△건기임대료 실태 및 소득분석=건기임대료는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국토연구원의 지난해 7월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1년 50만원이던 굴삭기 임대료가 5년 뒤인 2015년에도 54만6천원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덤프트럭은 43만원에서 48만원으로 쥐꼬리만큼 올랐다. 믹서트럭(38만원), 펌프카(80만원), 기중기(25톤 타이어, 60만원)는 그대로다.

향후 전망도 비관적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19년까지 전 기종의 임대료가 동결될 걸로 전망된다. 설상가상, 건기 가동률은 추락하고 있다. 대한건기협회(회장 전기호) 조사(7기종)에 따르면, 1997년 67%에서 2010년 46%로 떨어졌다. 2015년에는 40%까지 하락했다. 최창섭 경기건기연 회장은 “회원조사 결과, 한해 100~150일 정도 작업을 한다”며 “현재 30%대 가동률인데, 사업을 유지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추세로 보면, 대략 한 달에 열흘 일하는 수준. 06(㎥, 버켓용량)자주식굴삭기 하루 대여료가 60만원 정도이니 월매출은 600만원선. 유류비 170만원(25%), 제세공과금·보험료 30만원, 소모품비 25만원(타이어 포함 연 500만원), 그리고 정비비·세금·감가상각을 빼면 매출의 30~40%인 200~250만원 수익을 낸다.

덤프트럭도 유사하다. 건설노조에 따르면, 15톤덤프 대여료가 하루 40만원(25톤은 55만원). 절반은 유류비다. 관리·정비·소모품비를 빼면 20~30% 수익이 고작. 하루 10만원이 안 된다. 한 달 20일을 꼬박 일해도 200만원에 불과하다. 할부(캐피탈)로 샀다면, 손에 쥐는 돈은 다시 절반으로 준다.

 

지게차도 오십보백보. ‘2979지게차연합회’가 회원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시간당 대여료는 4만원~4만5천원. 월매출 300~600만원이 55%, 300만원 이하도 21%나 됐다. 유류·관리유지·소모품·정비비 등을 빼면 월 200만원 대 수익. 레미콘은 심각하다. 건설경제연구소(소장 신영철)가 사업자 1600명을 조사 한 바에 따르면, 평균 연수입이 1919만원에 불과했다.

이 같은 업계 분석은 정부 조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11월 고용부가 한국사회보험연구소에 의뢰한 ‘건기종사자 노무제공 실태조사’에 따르면, △굴삭기대여자 월소득은 300~400만원 △덤프트럭 200만원 △지게차 200~400만원 △펌프카는 300~400만원(조종사 임금 제외)이었다.

 
건설사 적정공사비, 정부 긍정검토

 
△화물차 업계 표준운임제=화물차 표준운임제가 도입될 전망이다. 업계가 수십년간 정부에 요구해 온 것인데, 문재인 정부 들어 결실을 맺게 됐다. 국토부 고시 표준운임 이상의 운송료를 지급해야 하며, 적게 지급할 경우 처벌받는 게 뼈대.

정부는 2021년부터 시행할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시켰다. 내년까지 화물차법을 개정하고, 2020년 표준운임 산정위를 구성할 구상이다.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중이며, 이해관계가 얽힌 기관들의 의견도 수렴중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의 2016년 보고서에 따르면, 택배운송업자의 월평균 수입은 235만원. 하루 12.5시간 매달린 결과다. 개별화물업자의 월수입도 215만∼309만원 수준. 이에 화물운송업자들은 표준운임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는 화물주와 운송업자가 자율적으로 계약하는데, 다단계 하도급으로 화물운송업자가 손에 쥐는 비용은 열악하다.

업계는 턱없이 낮은 운송비를 적정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창원터널 사고가 헐값 운송료의 대표적 사례. 숨진 70대의 5톤화물운송업자는 윤활유 7.8톤 운송비로 12만원을 받았다. 도로비, 유류비, 차량관리비 등을 빼면 4만원을 버는 셈. 업계에 따르면, 적정운송비는 20만원선인데 과열경쟁으로 60∼65%로 깎인다고 했다.

생계를 유지하려면 과속해서라도 한번 더 운송해야 하루 10만원을 벌 수 있단다. 화물연대 한 관계자는 “과열경쟁에 저가 수주로 사업을 유지하기조차 어려워 표준운임제 도입을 요구한 것”이라며 “화물운송업자들에게 최저임금제와 같다”고 설명했다.

△건설사들의 적정공사비, 건설노동자의 적정임금=건설사도 ‘적정공사비’ 노력을 기울여, 정부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받고 있다. 건설노동자는 적정임금제 도입에 총력, 정부로부터 확답을 받은 상태다.

건설단체연합회는 지난 7일 ‘공사비 정상화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여야 의원 6인이 공동 주최했는데, 조경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조정식 국토교통위원장 등 9명의 의원이 추가로 행사장을 찾았다.

건설업계는 지난 10년간 경영악화로 2015년 건설업체 평균 영업이익률이 0.6%로 추락했다고 밝혔다. 2005년 5.9% 대비 1/10수준. 제조업과 비교해도 1/9. 특히 공공공사의 경우 ‘공사를 할수록 적자’ 상황. 공공공사만 하는 업체 적자비율이 2015년 31.6%에 달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박명재 의원은 “불합리한 공사비 산정으로 건설업계가 피멍이 드는 걸 알았다”며 “제도개선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적정공사비 확보와 함께 △낙찰률 상향 △계약기간 연장에 따른 추가공사비 지급 △공사비 산정체계 개선 등을 주문하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공사비(표준품셈 적용)는 실공사비의 80% 수준. 표준시장단가의 77%에 불과하다. 이에 건설업계는 낙찰하한율(예정가격대비 낙찰가격)을 10% 더 올리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79.1% 수준인데, 90%대로 올리겠다는 것. 이렇게 되면 공사비가 실공사비의 80%에서 90%까지 오르게 된다.

적정임금 확보에 힘써온 건설노동자들도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12일 정부 일자리위가 적정임금제 도입을 밝혔기 때문. 미국·호주 등이 운용하는데, 우리도 2018~2019년 LH(한국토지주택공사)·도로공사 등 일부 공사에 시범적용 뒤 2020년부터(관련법 개정) 전 공공공사로 확대할 예정.

적정임금제가 도입되면 건설노동자는 건설협회가 매년 2차례 발표하는 시중노임단가 이상의 임금을 보장받는다. 적정임금제가 도입되면 27%에 가까운 임금상승이 기대된다.

 
표준요율·정부고시 다시 외쳐야


△조용한 건기대여업계의 정중동=적정단가를 얻기 위해 유사·관련업계가 분주한 것과 달리 건기대여업계의 적정임대료 요구 목소리는 작기만 하다.

공법단체인 대한건설기계협회(건기협)는 표준요율제 주장을 해왔고, 3만여 실사업자단체인 전국건설기계연합회(전건연)는 건설사와 회원들을 대상으로 적정임대료 받기 캠페인을 벌였다. 실사업자들이 속한 전국건설노동조합(노조)은 ‘건기임대료 고시제’를 줄곳 요구해왔다. 하지만 법제화를 강력히 요구하는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적정(표준) 단가(제도화) 확보를 위해 정부를 압박하고 법제화 성사를 눈앞에 둔 유사·관련업계를 보며, 건기대여업계도 하나 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김종열 서울자주식굴삭기협회장은 “낮은 건기임대료로 대여업자들이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데 해결노력이 부족해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적정임대료 기준 논의가 거론되고 있다. 표준품셈(건설사의 순수 건기경비)에 일반관리비와 이윤을 더한 가격을 적정임대료로 보자는 것. 표준품셈(한국기술연구원 산출, 국토부 고시)을 보면, 올 1월 고시 06자주식굴삭기의 경우 7만561원(시간당, 재료비+노무비+경비). 8시간을 곱하고 일반관리비와 이윤을 더한 65만원~70만원을 적정임대료로 보자는 것. 현 건기임대료 50~55만원과는 크게 차이난다.

덤프 15톤의 표준품셈은 60만원(천단위 절삭)인데 관리비와 이윤을 합하면 70만원. 실거래가는 45만원(올해 9월 물가정보 기준)과는 큰 차이가 있다. 콘크리트믹서트럭(6㎥)은 표준품셈이 59만원(실제가 38만8000원) 적정임대료는 69만원 △펌프카(32m)는 품셈이 93만원(실제가 100만원) 적정임대료는 105만원으로 하자는 것.

적정임대료 제도화에 건기업계는 긍정적이다. 다단계하청 건설산업 구조상 대여료가 줄고 또 줄기를 거듭해왔기에 더욱 그렇다. 굴삭기대여업자 이병기(경기 목감)씨는 “건기임대료가 제대로 건기대여업자에게 전해질 수 있는 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적정임대료 제도화에 우려의 목소리도 없잖다. 이 때문에 건기임대료가 오르면 일감이 더 줄 지 모른다는 걱정에서다. 덤프트럭대여업(25톤)을 하는 김춘용(강원 춘천)씨는 “임대료가 오르면 건기 수를 줄여(과적 강압) 공사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일감이 없어 어려운데 적정임대료제로 더 줄까 걱정된다”고 언급했다.

또 이 제도가 영세업자의 과열경쟁은 부추기고 렌탈사의 진입을 조장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건기대여시장 수익성이 괜찮다고 보고 자본이 눈독을 들일 것이란 소리다. 굴삭기대여업자 이동희(경기 광명)씨는 “사업성을 눈여겨보며 렌탈시장 진입을 머뭇거리는 자본에 적정임대료 제도가 진입촉발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지원’·‘직접공사비 보전’ 요청도


△적정임대료 외 저단가 해소 방안=적정임대료 뿐 아니라 여러 다른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유류대 지원과 건설사의 직접공사비(표준품셈에 따른) 훼손금지다.

건기 유류대 지원은 건기대여업계서 꾸준하게 요구한 사안이다. 업계에 따르면, 건기유류비는 임대료의 25~30% 비중. 하루 임대료가 60만원이면 15~18만원이 유류비인 셈이니, 건기대여업자에게 큰 몫이다. ‘수급조절 후속 민관 TF’에서 전건연이 국토부에 논의의제로 제시했으나 TF가 무산되면서 물거품이 됐다.

건기대여업계와 달리 화물자동차업계에는 정부가 유류비를 지원한다. 2001년 경유·LPG 세율을 상향조정하면서 운수업계의 부담을 덜어주려고 시작된 제도. 지원액은 월 최대 148만원까지 리터당 345원을 정부가 보조해준다.

건설공사비에서 건설사가 직접공사비를 건들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도 언급된다. 건설공사비는 크게

직접공사비, 간접공사비, 일반관리비, 이윤으로 구성되는 건설공사비 중 직접공사비는 건기경비·재료비·노무비가 포함돼 있다. 이 직접공사비를 건설사들이 편의와 이익에 따라 삭감하거나 조정하다보니, 건기임대료가 산출경비보다 적게 나오는 것이다.

장인섭 건기안전기술연구원 본부장은 “건설사들이 건기임대료가 포함돼 있는 직접공사비를 축소해 이윤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공사 착공 이후에는 직접공사비를 건설사가 건들지 못하도록 해 건기임대료가 고스란히 대여업자에게 전달 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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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2/29 [13:46]  최종편집: ⓒ kungi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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