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여료 카드결제, 제살깎아먹기 ‘안습’

건설기계신문 | 기사입력 2018/08/31 [23:42]

[사설] 대여료 카드결제, 제살깎아먹기 ‘안습’

건설기계신문 | 입력 : 2018/08/31 [23:42]

건기대여업계가 울며 겨자 먹기로 카드결제를 시작했다. 카드금융 수수료, 단말기 대금, 통신료 등 월 10만여원을 부담하며 이리 하는 것은 최악의 체불을 피해보려는 노력이다. 몇 년째 임대료는 제자리걸음인데 적잖은 비용을 추가 부담하는 건 분명 큰 고통. 금융 수수료 면제나 인하 등의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전국건설기계인천연합회가 최근 대여료 카드결제를 준비 중이다. 스마트폰에 은행결제 어플을 설치하는 시스템인데, 사업자들은 앱사용 정액 월회비와 2% 안팎의 카드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경기건기연과 경남건기연도 카드결제를 모색하고 있다. 사업자 중 일부는 전국에서 개별적으로 하고 있기도 하다.

건기대여업계가 이처럼 카드결제를 하려는 덴 체불이 끊이지 않아서다. 서울시에서 4년간 1500여건, 건기협 체납신고센터에 3357건 등이 최근 신고된 걸 보면, 크고 작은 임대료 체불은 여전하다. 한 민간연구소는 최근 3년 대여료 체불이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임대료의 경우 ‘선 작업, 후 결제’ 관행이 유지되고 있다. 적게는 한달, 많게는 여러달 뒤 받는 것도 억울한데, 부도 등으로 못받으면 정말 큰일이다. 이렇게 제돈을 써가면서라도 체불을 막아보려는 이유다. 수백 수천만원 체불에 걸리면 벼랑끝으로 내몰리기 때문이다.

건기임대료 체불을 막으려는 정책들은 여럿 있다. 임대료 지급보증, 발주처의 대금바로지급 등. 하지만 허점투성이다. 지급보증은 2백만원 이상에만 적용된다. 대금전자결제시스템은 중앙정부와 일부 광역 또는 기초 자치단체의 관급공사에만 적용된다. 소액, 민간 공사는 제외된다. 지급보증을 안한 경우도 별무대책이다.

대여업계는 지푸라기라도 잡아보려는 심정으로 카드결제를 시작했다. 카드 금융수수료 등 월 비용이 10만원 넘게 든다는 게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건기 공급과잉으로 임대료는 몇 년째 제자리걸음이니 월 수입이라 해봐야 생계비 수준인데, 비용만 느니 착잡한 심경일 건 뻔하다.

카드결제를 먼저 시작한 이웃 화물업계를 보니 최근 활성화 추세다. 1천억원대 수수료 이익을 감지한 금융사들이 관련상품을 앞다퉈 내놓아서 그런지 상황이 달라졌다. 대금결제가 60일에서 3일로 앞당겨지고, 차주를 귀찮게 하던 세금계산서 발행 등의 업무도 사라져 관심을 끌고 있다. 택시업계는 광역단체들이 카드수수료를 지원하고 있어 이미 활성화된 상태다.

건기업계가 카드결제를 시작했다. 소액·단기 대여사업자가 먼저 시작할 듯 한데, 얼마나 이뤄질 지는 미지수. 다만, 영세사업자가 추가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만큼 수수료 면제나 인하 등 정부와 업계의 노력이 절실하다. 제살 깎아먹기식 대여업계 발버둥이 안쓰럽지 않게 하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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